이재명 대통령의 전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이 더불어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인사들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복당을 신청한 데 이어,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이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명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20일 민주당 인천시당에 복당계를 제출했다.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지 일주일 만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3년의 투쟁 끝에 무죄를 받고 당으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며 “무죄를 받으면 복당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조직이 아니라 제 정치 인생의 전부”라며 복당 의지를 강조했다.
송 전 대표는 복당 신청에 앞서 인천 계양구로 전입 신고를 마쳤다. 정치권에서는 송 전 대표가 다시 계양으로 주소를 옮긴 것을 두고 보선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계양을은 송 전 대표가 선거구 조정 이전부터 5선을 지내며 정치적 기반을 다진 곳이다. 그는 2022년 대선 직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당시 대선에서 패배했던 이 대통령이 계양을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재입성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이로 인해 당내에서는 이른바 ‘보은 공천’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선 패배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정치적 재기를 도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다. 박홍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당이 어려웠던 시기 이 대통령에게 정치적 활로를 열어준 것은 송 전 대표의 결단이었다”며 “이제는 그가 원래 서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갈 기회를 주는 것이 당의 책임 있는 판단”이라고 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SBS 라디오에서 “이 대통령이 20대 대선에서 패배한 뒤 바로 의원이 될 수 있었던 건 송 전 대표의 양보 때문”이라며 “(이 대통령이)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 건 맞다”고 언급했다.
같은 날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사직서를 제출했고, 출근은 오늘이 마지막”이라며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계양을은 대선 당시 당 대표로 이 대통령을 지원했던 송 전 대표와, 성남시장 재임 시절부터 함께해 온 김 대변인이 맞붙는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 안팎에서는 이른바 ‘명심’의 향배와 함께 공천 방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가 민주당으로 돌아오는 것은 환영하지만 다른 사람도 계양을을 생각하고 있다면 당당하게 경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친명계 좌장인 김영진 의원 역시 SBS 라디오에서 “계양을 등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은 절차에 따라 당이 합리적이고 공식적으로 잘 처리해야 한다”며 “공정하게 진행되면 어떤 결정이라도 두 사람 모두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선제적으로 ‘교통정리’에 나설지 여부도 주목된다. 전략공천과 경선 가능성이 모두 거론되는 가운데, 송 전 대표는 출마 여부에 대해 지도부와의 협의를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조승래 사무총장, 한민수 비서실장과 통화했다”며 “다음 주쯤 정청래 대표가 부르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박찬대 민주당 의원 지역구에 분산 공천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박 의원이 지선에 나서며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인천 연수갑 역시 보궐선거 대상이 된다. 계양을 외에 추가로 공천해야 할 지역이 생기는 만큼, 당 지도부가 송영길 전 대표와 김남준 대변인을 각각 다른 지역에 배치해 경쟁 구도를 분산시키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