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도 전담 주치의 시대…‘나무의사’ 아시나요

나무도 전담 주치의 시대…‘나무의사’ 아시나요

시행 8년 차에도 낮은 인지도…생활권 수목 전문 진료체계 자리 잡나

기사승인 2026-02-22 06:00:04
지난달 28일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열차 내부에 ‘2026 나무의사 자격시험 안내’ 게시물이 부착돼 있다. 서지영 기자

“나무의사가 뭐죠? 처음 들어보는데요.” 

20일 서울시 중구 충무로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나무의사’를 아느냐고 묻자 돌아오는 답은 비슷했다. “아픈 나무를 고쳐주는 사람인가요?”라는 추측성 반응은 있었지만, 제도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도시 가로수와 공원 나무를 진료하는 ‘나무의사’ 제도가 시행 8년 차를 맞았지만, 여전히 시민들 사이에서는 생소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자격 취득자는 꾸준히 늘고, 노임단가도 상승하면서 기후위기 시대 새로운 전문직으로 주목받고 있다.

나무의사는 사람 의사처럼 수목 피해를 진단·처방하고 예방·치료를 담당하는 국가자격 전문가다. 기후변화와 병해충 확산으로 생활권 수목 피해가 늘고, 비전문가의 약제 살포에 따른 부작용이 지적되면서 전문 진료체계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2018년 산림보호법 개정으로 제도가 도입됐다.

자격 취득자는 증가 추세다. 2019년 52명이던 나무의사 합격자는 2023년 47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누적 1731명이 자격을 취득했다. 나무의사 등이 등록해 운영하는 수목진료 전문기관 ‘나무병원’도 이날 기준 전국 970곳이 정상 운영 중이다.

나무의사가 되려면 지정 양성기관에서 150시간 이상 교육을 이수한 뒤 국가자격시험(필기·실기)에 합격해야 한다. 응시 자격 역시 관련 분야 학위나 일정 기간 실무 경력, 기사·기술사 자격 보유 등으로 제한된다. 자격 취득 후에는 나무병원에 취업하거나 개원해 활동할 수 있다.

소득 수준은 경력과 고용 형태에 따라 차이가 있다. 올해 나무의사 노임단가는 하루 32만6359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 2.1%를 반영한 금액이다. 산림청이 2021년 발표한 수목진료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력 5년 미만은 월 200만~300만원 구간이 가장 많았고, 15년 이상은 400만~600만원 이상 구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제도가 비교적 최근에야 전면 시행됐다는 점은 낮은 인지도 배경으로 꼽힌다. 도입 당시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5년 유예기간을 뒀고, 2023년 6월부터는 나무의사를 둔 1종 나무병원만 수목진료를 할 수 있도록 제도가 본격화했다. 수목치료기술자 중심으로 운영되던 2종 나무병원은 이와 함께 종료됐다.

산림청은 인지도 개선을 위해 현장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도입 초기보다 제도를 아는 비율은 높아졌지만 아직 충분하다고 보긴 어렵다”며 “지자체와 함께 아파트 단지와 학교 등을 찾아 전문 수목진료 필요성을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하철 광고와 아파트 엘리베이터 홍보물 등을 통해 홍보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격 요건을 묻는 문의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제도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시민 체감도는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 생활권 나무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일상에 얼마나 스며들 수 있을지가 향후 제도 안착의 관건으로 꼽힌다.

서지영 기자
surge@kukinews.com
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