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측으로부터 청탁과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이 구형한 징역 5년보다 무거운 형량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1억8000여만원 추징을 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알선 행위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통일교 간 정교유착이란 결과가 발생했다”며 “대한민국이 정교분리를 헌법의 기본 원리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 과정에서 금품 전달 사실을 부인해 샤넬 가방 등이 피고인을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됐는지 규명하는 데 수사 기간이 장기간 허비됐다”며 재판 과정에서 샤넬 가방 등 주요 증거물을 제출한 행위를 형 감면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씨가 김 여사와 공모해 2022년 4~7월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과 함께 8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같은 기간 청탁·알선을 대가로 ‘통일그룹 고문’ 자리를 요구하면서 총 3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또 2022년 7월~2025년 1월 기업들로부터 각종 청탁을 받고 2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도 유죄로 봤다. 다만 2022년 5월쯤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창욱 경북도의원(당시 후보자)으로부터 국민의힘 공천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씨를 정치자금법상 ‘정치하는 사람’으로 보기 어렵고, 해당 금품 역시 그의 정치활동을 위한 자금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중기 특검팀은 지난해 12월2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 여사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또 샤넬 가방과 목걸이 몰수 및 약 2억8000만원의 추징도 구했다. 특검팀은 “피고인은 대통령 부부 및 고위 정치인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권력에 기생하면서 사익을 추구했다”며 “범행 과정에서 피고인의 알선 내용이 일부 실현되는 등 국정농단이 현실화했고, 대의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특검의 문제 의식을 대체로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씨의 역할과 책임을 더 무겁게 받아들였다는 평가다. 법원은 전씨를 단순한 ‘전달자’나 ‘심부름꾼’이 아닌 청탁과 금품 수수 과정에서 스스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이익을 취한 중간 브로커로 판단했다. 그 결과 특검 구형량보다 1년 높은 징역 6년이 선고됐다.
반면 전씨의 변호인은 “알선수재가 유죄로 인정되려면 금품을 받은 시점에 구체적 청탁이 있어야 한다”며 “이 사건 금품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영부인에게 잘 보이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다거나 손해 입을 염려가 없다 정도의 막연한 기대감에서 보험성 선물을 공여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판결은 앞서 1심이 선고된 김 여사 사건과도 대비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지난달 28일 김 여사에게 제기된 그라프 목걸이 및 12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수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김 여사가 먼저 금품을 요구한 정황은 없고, 청탁을 배우자인 대통령에게 전달해 실현하려 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부 반성 태도와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전씨 사건에서 법원이 알선 구조의 핵심 역할을 인정한 점은 향후 관련 수사와 재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