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빡하니 ‘육천피’ 코앞… 반도체 다음 주도주는?

눈 깜빡하니 ‘육천피’ 코앞… 반도체 다음 주도주는?

2차전지, 순환매 수혜로 반등
방산·조선, 실적 가시성 부각
“지수 레벨보다 업종 선택이 수익률 좌우”

기사승인 2026-02-25 06:01:03

24일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9% 오른 399.14로 마감했다. 그래픽=임성영 기자. 

국내 증시의 ‘원투펀치’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랠리를 이어가면서 코스피가 6000선 고지에 근접했다. 반도체주가 지수 상승을 주도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상당수 개인투자자는 체감 수익률에서 괴리를 보이고 있다. 지수는 6000선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계좌 수익률은 제자리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투자자들의 선택지도 엇갈린다. 반도체 대형주를 추격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한편, 자금의 일부는 ‘포스트 반도체’로 분산되는 양상이다. 그동안 소외됐던 2차전지주가 동반 반등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순환매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2차전지와 방산, 조선을 차기 유망 업종으로 지목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11%(123.55포인트) 오른 5969.6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3.63% 오르며 20만원대에 안착했고, SK하이닉스는 5.68% 상승해 100만50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1, 2위 종목이 나란히 장중 고점에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2차전지, 순환매 수혜로 반등

이날 시장에서는 반도체 강세와 함께 2차전지주의 반등이 두드러졌다.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9% 오른 399.14로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4.17%), SK이노베이션(7.24%), 삼성SDI(7.66%), LG화학(5.41%), 에코프로비엠(1.91%), 엘앤에프(9.11%), 대주전자재료(6.06%), 포스코퓨처엠(4.66%)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2차전지주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 부진했다. 그러나 CES 2026을 계기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면서 배터리 업종 전반으로 투자심리가 일부 회복되는 흐름이다.

로봇 구동에 필수적인 배터리 수요 확대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포스코퓨처엠은 2028~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휴머노이드용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를 개발 중이며, 삼성SDI도 현대차·기아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다만 로봇용 배터리 수요가 단기간에 산업 구조를 바꿀 변수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2030년 로봇 관련 배터리 수요는 전체의 약 0.5%(13GWh)에 그칠 전망”이라며 “산업 비중 측면에서는 여전히 전기차(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중심”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단기 모멘텀은 존재하지만 중장기 실적은 전기차(EV)·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각국의 보조금 정책과 전기차 판매 회복 속도를 핵심 변수로 꼽고 있다.

방산·조선, 실적 가시성 부각

방산주는 구조적 성장 스토리를 기반으로 차기 주도주 후보로 거론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 등은 최근 수년간 해외 수주를 확대하며 수주 잔고를 빠르게 늘렸다. 유럽과 중동을 중심으로 국방비 증액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국산 무기체계의 가격 경쟁력과 납기 대응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방산은 수주 후 수년간 매출이 분할 인식되는 구조여서 실적 가시성이 높다. 국내 주요 업체들의 합산 수주 잔고는 100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가 업황 턴어라운드를 계기로 실적 모멘텀을 확보했다면, 방산은 수주 기반의 이익 성장으로 시장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선업도 후보군에 포함된다. LNG 운반선 발주가 회복 국면에 진입하면서 수주 환경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은 고부가 선종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조선소의 점유율 확대는 부담 요인이지만, 공급자 우위 구조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국 업체들이 높은 선가를 유지한 채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가격 협상력은 여전히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현재 국면을 ‘유동성 전환기’로 규정한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와 달러 약세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에 집중됐던 수급이 2차전지·방산·조선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수 레벨보다는 업종 선택이 수익률을 좌우하는 구간”이라며 “실적 가시성과 구조적 성장 동력을 갖춘 업종 중심의 선별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