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응급환자 병원 선정, 119 대신 정부 광역상황실이 맡는다

중증응급환자 병원 선정, 119 대신 정부 광역상황실이 맡는다

복지부,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발표
19구급대, 환자 정보 상황실과 119센터 동시 전송
상황별·증상별 이송 병원 목록 정비

기사승인 2026-02-25 10:31:04
서울의 한 응급의료기관. 쿠키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로 지적돼 온 응급환자 미수용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대책을 내놨다. 앞으로 119구급대는 중증응급환자 정보를 중앙응급의료센터 광역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동시에 보내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광역상황실로부터 적정 병원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안내받게 된다.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내 적정 응급의료기관으로의 신속한 이송과 효율적인 응급의료체계 운영을 위해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25일 발표했다. 시범사업은 광주, 전북, 전남 3개 시도에서 오는 3월부터 5월까지 진행된다.

시범사업의 기본 방향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우선 시도별로 응급환자 이송지침을 중증도별·상황별로 개정하고, 지역 내 병원·119구급대·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 간 협의하도록 해 작동 가능성을 확보한다.

이 중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는 정부의 개선안을 추가한다. 병원 전 응급환자 중증도·긴급도 분류기준인 ‘pre-KTAS’ 1~2등급에 대해 광역상황실이 병원 선정을 지원하며, 중등증 이하 응급환자(pre-KTAS 3~5)는 지침 중심으로 사전 약속된 절차에 따라 이송하도록 한다.

효율적인 선정을 위해 119구급대의 환자 정보, 병원의 의료자원 정보 등 자료 공유도 강화한다. 응급의료·구급 전문가 등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시범사업 종료 후 전국 확대 개선안을 마련한다.

중증응급환자를 받게 된 119구급대는 환자 정보를 상황실과 119센터에 동시에 전송해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상황실은 이를 기초로 적정 병원에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 후 이송 병원을 선정, 현장에 안내한다. 만약 환자의 긴급성에 비춰 신속한 병원 선정이 필요한 경우 등에는 구상센터와 광역상황실이 함께 협력해 병원을 선정한다.

적정 시간을 넘어 이송이 지연될 경우엔 상황실이 병원 자원 현황 등을 참고해 안정화 처치 가능한 우선수용병원을 정해 환자를 수용하도록 한다. 심정지 등 즉각 처치가 필요한 환자는 지침에 따라 정해진 병원으로 곧바로 이송한다. 119구급대가 이송한 중증환자 중 최종치료를 위해 초기 처치, 치료 후 다른 병원으로 이동이 필요한 경우 119구급대에서 환자 이동을 지원한다.

중등증 이하 응급환자는 119구급대가 이송지침과 병원의 의료자원 현황을 확인해 곧바로 이송한다. 이 과정에서 지침 및 상황별·환자 상태에 따라 이송 전에 환자 정보는 해당 병원에 사전 공유한다. 효율적 이송을 위해 절단된 손·발 수술(수지접합), 소아, 분만 등 저빈도·고난도 질환에 대해서는 인근 시·도 의료자원까지 고려해 상황별·증상별로 이송할 병원 목록도 정비한다.

이송체계 혁신안의 효과적 작동을 위해 119구급대, 병원, 광역상황실, 119센터 등 관계기관 사이의 정보 공유도 강화한다. 구급대가 현장에서 파악해야 할 환자 정보 항목을 정비하고, 119구급스마트시스템을 통해 해당 정보를 병원과 광역상황실 등에 신속히 전달하도록 한다. 구급대원은 이 시스템으로 병원의 수용 여부를 답변 받게 된다.

병원의 중환자실, 수술실,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장치 등 의료자원 현황 정보도 정비해 환자 수용 능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119구급대, 광역상황실 등의 현장 판단을 보다 신속하게 지원할 방침이다.

사업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이송체계 혁신안의 전국 확산 가능성을 분석하기 위해 응급의료, 소방본부 등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도 운영한다. 운영위에선 시범사업 세부 운영 가이드라인과 사례 점검 계획 등을 논의한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중 전국으로 확대할 표준 방안도 마련한다.

응급환자 중증도에 맞는 적정 치료가 병원별로 제공될 수 있도록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의 지정기준을 보완하고, 권역응급의료센터도 추가 확충한다. 지역 병원에서 근무할 필수·응급의료인력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지역의사제 도입과 공공의대 설립 등을 추진해 지역·필수·공공의료 기반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는 해결방안을 만들기 위해선 무엇보다 지역사회가 논의의 핵심 주체가 돼야 한다”며 “응급실 미수용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사회, 복지부와 소방청 모두 공동의 책임의식을 가지고 이번 시범사업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책만으로는 응급환자 미수용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선 “응급의료 문제는 단순한 이송·전원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최종 치료 역량 강화와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필수의료 보호 및 수가 개선 등 구조적 대책이 함께 작동해야 해결될 사안”이라며 “이번 시범사업은 소방청과 복지부가 병원 전 단계와 병원 단계의 치료를 유기적으로 협력해 중증응급환자에 대한 이송·전원 체계를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라고 설명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