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당국이 건설현장에서 산업안전 비용과 책임을 하도급업체에 전가했다는 의혹을 받는 4개 건설사에 대해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심의절차에 착수했다. 특히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최근 사망사고에 관련된 경찰 등 사법조사와 별도로 공정거래법 집행 절차로 진행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포스코이앤씨, 케이알산업, 다산건설엔지니어링, 엔씨건설 등 4개 건설사의 산업안전 관련 부당특약 설정행위와 같은 하도급법 위반 혐의를 담은 심사보고서를 피심인들에게 송부하고 위원회에 제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위법 여부 및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심의절차가 개시됐다.
다만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심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위법성 및 그에 대한 조치의견을 기재한 것으로서 위원회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
공정위는 범정부 산업재해 관련 종합대책에 따라 수급사업자들에게 안전비용을 전가하는 부당한 특약을 설정한 3개 건설사에 대해 지난해 7월23일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또한 포스코이앤씨의 건설공사 현장에서 산업재해 안전사고가 다수 발생(2025년 4건, 5명 사망)했고 불공정한 하도급거래행위에 관한 제보가 접수돼 같은 해 8월8일 추가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과정에서 심사관은 이들이 수급사업자에게 건설공사를 위탁하면서 불공정한 특약을 설정한 사실을 인지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건설장비가 현장에 반입된 후 방호장치(후방카메라, 후방경보기) 설치비용을 안전관리비로 정산할 수 없도록 하거나 추락, 충돌 등 불안전행동 선행관리제도를 미준수시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대해 수급사업자 책임이라는 특약을 둔 것으로 조사됐다.
다산건설엔지니어링과 엔씨건설, 케이알산업는 안전사고 발생시 수급사업자가 보상비 등 일체 비용을 부담하고 민형사상의 모든 책임을 진다는 특약을 적용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하도급법 제3조의4 제2항에서는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안전관리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거나 책임 여부에 따라 분담해야 할 비용이나 책임을 수급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시키는 약정 설정을 금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포스코이앤씨가 건설공사를 위탁하면서 경쟁입찰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최저가 입찰금액보다 7억7500만원이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과 포스코이앤씨, 다산건설엔지니어링이 하도급계약 서면을 법령에 정한 기한(공사 착공 전) 이후에 발급한 사실에 대해서도 위법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사건을 조사한 심사관은 이들 4개 건설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및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공정위는 4개 건설사에 의견청취절차 부여, 의견진술 기회 제공 등 충분한 방어권 보장을 통한 구술 심의로 하도급법 위반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산업재해 관련 불공정행위를 상시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중대재해 관련 통계 및 익명제보 분석을 통해 주기적으로 산업재해 다발업체에 대한 직권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원사업자가 산업안전 책임·비용을 부당하게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부당특약 및 부당감액을 시정해 산업현장의 안전사고를 근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김태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