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5년까지 총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을 조성해 기업의 탄소 감축과 녹색 전환(K-GX)을 지원한다. 또 오는 4월까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로드맵을 확정해 기업의 기후 활동 정보 공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 참석해 기후환경에너지부 등 관계부처를 비롯해 유관기관, 경제단체 및 이해관계자, 전문가들과 함께 ‘ESG 공시 제도화’와 ‘기후금융 활성화’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는 우선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신보), 기술보증기금(기보)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올해부터 2035년까지 10년간 총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 자금을 지원한다. 이 가운데 50% 이상을 지방에, 7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분야 지원을 위한 녹색금융(GF)과 별도로, 철강·화학·시멘트 등 탄소 배출이 많은 업종의 설비 개선과 연료 전환을 위한 ‘한국형 전환금융(TF)’도 새로 도입한다.
또한 기후금융 정보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기후금융 웹포털’과 금융회사의 간접 탄소배출량(금융배출량)을 관리하는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금융배출량이란 대출·투자 등 금융활동을 통해 금융회사가 간접적으로 배출하는 탄소배출량(Scope3)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ESG 공시를 2028년(회계연도 2027년 기준)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가 대상이며, 2029년(회계연도 2028년)부터는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으로 확대할 구상이다. 기업의 공급망 전반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관련된 ‘스코프3’ 배출량은 준비기간을 거쳐 2031년(회계연도 2030년)부터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공시 도입 초기에는 거래소 자율공시 형태로 운영한다. 이후 제도가 안착되면 법정 공시로 전환할 방침이다. 제도 도입 초기, 제재보다 계도 중심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정부는 이날 제시된 ESG 공시 로드맵에 대해 의견수렴을 거쳐 4월 중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로드맵이 확정되는 경우 거래소 공시규정 개정 등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이행해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할 예정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기후위기는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국민의 삶에 직결되는 문제”라면서 “기업과 경제의 녹색전환(K-GX)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장 인프라로서 기업의 공시체계를 마련하고, 금융이 K-GX의 중추적 조력자로서 우리 경제와 산업의 탄소중립과 녹색 신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쿠키뉴스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취급한 ESG 연계 대출 총 20조7341억원 가운데 1조2383억원이 고탄소 산업에 공급됐다.
세종=김태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