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상법 개정 통과…“주가, 이제 ROE·배당·MSCI에 달렸다”

3차 상법 개정 통과…“주가, 이제 ROE·배당·MSCI에 달렸다”

“정책 기대 심리 단기 정점 지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요인 작용” 의견도

기사승인 2026-02-26 09:05:44
전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이찬진(젤 왼쪽부터) 금감원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정은보 한국 거래소 이사장, 강민국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이 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세리머니에 참석해 축하하고 있다. 한국 거래소 제공.

국회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기업 거버넌스 제도 개편이 본격화됐다. 증권가는 단기 정책 기대는 정점을 지난 만큼, 이제 다가오는 3월 주주총회와 실적 시즌에서 기업들이 어떤 실질적인 변화를 보여줄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정안은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를 1년 내 소각하도록 하고, 기존 보유분도 1년6개월 안에 처분하도록 했다. 임직원 보상이나 우리사주제도, 경영상 필요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보유를 허용하고, 백기사 활용과 인적분할 시 신주배정 금지 등 조치도 함께 담겨 대주주 지배력 방어 수단으로서의 자사주 활용을 제약했다.

법안 통과에 앞서 주요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대규모 자사주 소각 계획을 내놓으며 정부 정책 기조에 화답했다. 올해 1분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시장가 기준 20조원 이상의 자사주가 이미 소각됐고, 기대에 머물던 정책이 실제 기업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증권·보험·은행 등 이른바 저PBR 업종의 주가가 강하게 올랐다. 자사주 소각으로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면 수요·공급 측면에서 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동일한 기업가치와 배당 총액을 전제로 할 때 주당순이익(EPS)과 주당배당금(DPS)도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 부장은 “이번 입법은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원인으로 지목돼온 ‘거버넌스 불투명성’과 ‘지배주주 중심 의사결정’ 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편하는 세 번째 단계”라고 평가했다.

그는 “3차 상법 개정은 한국 자본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구조적 리레이팅으로 나아가는 변곡점”이라면서도 “정책 기대 심리는 단기적으로 정점을 지난 만큼, 이제 시장의 관심은 3월 정기 주주총회와 이후 분기 실적 발표에서 기업들이 어떤 실질적인 변화를 보여줄지에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주주가치 제고를 본질적인 경쟁력으로 인식하는 기업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주환원 재원이 본업에서 창출된 현금으로 지속 가능한지, 성장 투자(CAPEX)와 주주환원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는지가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법 개정안 통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가 커지면서 코스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자사주를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장기 보유하던 관행에 제동을 걸고,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방향”이라며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확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0.8배,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98배 수준에서 멀티플 재평가 여지가 있다”며 “PBR 1배 미만 업종인 철강·유통·유틸리티 등이 1배만 회복해도 지수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3월 주총 시즌에는 ROE와 배당성향이 이머징 평균 수준에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신뢰 형성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배당분리과세 등 인센티브와 맞물려 배당성향 확대와 자사주 소각이 확산될 경우 리레이팅의 지속성도 강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 연구원은 더불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과 맞물린 외국인 투자규제 완화 등 자본시장 인프라 정비 이슈가 다음 정책 모멘텀으로 부각될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는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