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와 분열의 시대에 영화를 함께 보는 것을 통해 보편적 연대감을 만들 수 있다.” (박찬욱 감독)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박찬욱이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다. AP통신·AFP통신 등 외신들은 25일(현지시간) 박찬욱 감독이 칸 영화제 최고 영예 부문으로 손꼽히는 황금종려상 심사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일제히 타전했다. 박 감독은 수상작을 결정하는 경쟁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심사위원장을 맡아 황금종려상 선정에 힘을 보태게 된다.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박 감독의 독창성, 시각적 장악력, 기묘한 운명을 가진 남자와 여자의 다층적인 충동을 포착해내는 능력은 현대 영화사에 기억될 만한 순간을 선사해 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칸 국제영화제 측은 박 감독을 심사위원에 임명한 건 한국 영화에 대한 사랑을 상징한다며 “한국은 매년 보석 같은 작품을 복원해내고 있는 위대한 영화 강국이며, 영화인을 예우하는 공간에서 관객 수백만명을 매료하는 주요 현대 걸작을 생산해왔다”고 박 감독의 심사위원장 위촉 이유를 밝혔다.
심사위원장으로 선정된 박찬욱 감독은 “극장이 어두운 것은 우리가 영화의 빛을 보기 위함”이라며 “우리가 극장 안에 자신을 가두는 것은 영화라는 창을 통해 우리 영혼이 해방되기 위함이다.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에 갇히고, 심사위원들과 토론하기 위해 다시 한번 갇히는 이 자발적인 이중 구속은 제가 큰 기대를 가지고 기다려온 일”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박 감독은 “증오와 분열의 시대에 하나의 영화를 함께 보기 위해 극장에 모여 숨결과 심장 박동을 맞추는 단순한 행위 자체가 그 자체로 감동적이며 보편적인 연대의 표현이라고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박 감독은 지난 2017년 이 부문 심사위원을 맡은 바 있다. 한국 영화계 관계자가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을 맡은 건 지난해까지 총 여섯 차례였다. 1994년 신상옥 감독, 2009년 이창동 감독, 2014년 배우 전도연, 2017년 박찬욱 감독, 2021년 배우 송강호, 2025년 홍상수 감독 등이다.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된 건 박 감독이 최초다.
칸 국제영화제와 인연이 깊은 박 감독은 지금까지 총 세 차례 수상하며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렸다.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박 감독은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 2022년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차지했다. 박찬욱 감독은 지난해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배우 쥘리에트 비노슈의 뒤를 이어 올해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을 이끌게 됐다. 한편 제79회 칸 영화제는 오는 5월12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