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부족·인건비 부담” 기업들 ‘전시 동원 인력’ 거부…당근책 ‘절실’ [비상대비 매너리즘③]

“혜택 부족·인건비 부담” 기업들 ‘전시 동원 인력’ 거부…당근책 ‘절실’ [비상대비 매너리즘③]

평시 혜택 적고 유지비 부담…정부도 민간에 선발 강제 어려워
“기업 참여 유도 방안 필요…법인세 감면·인건비 지원 등 강구해야”

기사승인 2026-02-27 06:00:14 업데이트 2026-02-27 11:29:38
정부가 본격적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나서는 가운데, 자주국방을 위한 전시동원태세 준비가 미흡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민·관·군이 총동원되는 현대전 양상에서 전시동원을 위한 ‘비상대비업무’ 준비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현장 비상대비업무 담당자들은 국가동원령 선포 시 인력 부족, 제도 뒷받침 미흡 등 실제 전쟁 시 기업과 정부의 연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현장에서 요구하는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자주국방을 위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전시 동원 임무를 부여받는 ‘중점관리대상업체’ 지정이나 전시 대비 전문가인 ‘비상대비업무 담당자’(비상계획관)의 임명을 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시 정부와 기업을 연결하는 중요한 인력이지만, 평시 혜택이 적고 담당자를 둘 경우 인건비 부담이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27일 행정안전부 ‘중점관리대상업체 지원사항’에 따르면 중점관리대상업체는 비상대비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시설 보강·기술인력 양성·시제품 생산 등에 소요되는 경비를 보조받을 수 있다. 또 자원동원으로 공급하는 용역에 부가가치세 영세율을 적용한다. 이 외 수의계약·입찰적격심사 가산점 등의 인센티브가 있다.

하지만 비상대비 임무를 받는 중견기업 이상 업체들은 이 같은 혜택이 타 인센티브 제도와 중복돼 실질적인 혜택이 적다고 지적한다. 특히 비상계획관을 두는 중점관리대상업체는 법적 의무와 처벌이 생겨 담당자를 두지 않는 게 이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담당자를 두지 않으려고 하는 기업은 IT, 바이오, 신기술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실제 국내 한 IT대기업도 비상대비업무 담당자를 두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상대비 인력을 두게 될 시 인건비나 부서 확충 등에 부담이 있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평시 혜택이 있지만 사실상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며 “허리띠를 더 매야 하는 상황에서 권고사항을 이행하기에는 기업 입장에서도 어려운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일부 혜택에도 비상대비업무 담당자를 두지 않는 건 인건비 등 유지 비용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양승봉 국방대 예비전력센터 비상대비책임연구원은 “기업들이 비상대비업무 담당자 선발에 소극적인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인건비 부담”이라며 “인력 선발과 유지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 적극적으로 담당자를 두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1970~1980년대와 달리 현재는 정부가 민간기업에 담당자 선발을 강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가 핵심 산업에 속하는 업체들이 비상대비업무담당자 임명을 거부하거나 소극적이라면, 이는 국가안보에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의무적으로 담당자가 포함되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당근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담당자를 두는 업체에 법인세 감면이나 조세특례제한법 등을 시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중점관리업체 비상대비업무 담당자는 “비상계획관을 두는 중점관리대상업체에 실질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예로 비상대비업무 담당자를 두는 업체를 국가보훈부가 시행하는 ‘제대군인 고용우수기업인증제’ 평가 점수에 반영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탈주민 고용기업 세액공제·가족친화인증 제도를 벤치마킹해 비상대비 업무 우수 업체의 경우 ESG 사회공헌활동 평가 항목에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양 책임연구원은 “민간기업이 비상대비업무담당자를 자발적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세제혜택, 인건비 지원, 보조금 지급 등 실질적인 유인책 도입이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민간기업에 강제하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불응시 행정적 제재를 가하는 등 병행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건주 기자, 유병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유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