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설치 불발…집행부 중심 투쟁 기조 유지

의협 비대위 설치 불발…집행부 중심 투쟁 기조 유지

28일 임시총회 열고 논의
의료계 내홍은 이어질 전망

기사승인 2026-02-28 19:33:08
대한의사협회는 28일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었다. 이찬종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논의가 부결됐다. 의협은 비대위를 구성하지 않되 집행부를 중심으로 장기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28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었다. 이번 총회의 주요 안건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강행에 관한 대응 방안 논의 △의대 정원 증원 강행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등이었다. 대의원들은 약 2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비대위 설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찬성 24표, 반대 97표, 기권 4표로 비대위 설치안은 부결됐다.

비대위 설치안 부결 이후 대의원들은 결의문을 발표하며 집행부가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투쟁을 이끌 것을 요구했다. 결의문에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정치적 폭거’로 규정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 대책특별위원회(범대위)를 중심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한 강력한 투쟁 전개 △명확한 로드맵에 기반한 단일 대응으로 체계적인 대정부 압박 추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의원들이 투쟁기구인 비대위 설치에는 반대하면서도 집행부에 투쟁을 요구한 배경에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대한 반발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교웅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은 임시대의원총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비대위 설치가 부결됐지만 대의원들은 현 상황에 대해 강한 분노를 표했다”며 “집행부에 대한 반발도 있지만 투쟁 동력을 분산시키지 말고 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전공의들은 교육 환경 개선 없이 의대 정원을 늘리는 현 상황에 강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며 “대의원회는 집행부가 이러한 여론을 수용해 보다 체계적으로 투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결의문에 따라 대정부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집단 파업 등 강경 투쟁보다는 합법적이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대응 방향을 모색할 전망이다.

김 의장은 “투쟁 여부는 결정됐지만 방법은 범대위나 의협 투쟁위원회와 논의해야 한다”며 “궐기대회와 같은 방식이 아닌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합법적인 투쟁 방안을 찾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전면 파업과 같은 방식은 부담이 있다”고 부연했다.

비대위 설치안 부결로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대한 의료계의 대응 방식은 일정 부분 정리될 전망이다. 다만 온건파로 분류되는 의협 집행부에 대한 반발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김택우 회장과 박명하 상근부회장에 대한 불신임안 발의를 위한 임시대의원총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이번 임시총회 외에도 다른 임시총회가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만큼 현 상황에 대한 의료계 내부 불만이 크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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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