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34년 전 도운 필리핀 노동자와 ‘깜짝 재회’…“좋은 기억 감사”

李대통령, 34년 전 도운 필리핀 노동자와 ‘깜짝 재회’…“좋은 기억 감사”

인권변호사 시절 산재 보상 도왔던 갈락 씨 만나
“어디서 일하든 같은 권리…한국에 좋은 기억 감사”

기사승인 2026-03-04 18:14:10
필리핀을 국빈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마닐라에서 인권변호사 시절 인연을 맺은 필리핀 노동자 아리엘 갈락 씨를 만나 자신의 자서전을 선물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던 1992년, 한국의 한 공장에서 근무하다가 사고를 당하고도 보상받지 못한 채 필리핀으로 강제 출국당한 갈락 씨의 사연을 접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1년여에 걸쳐 재심 절차를 진행한 끝에 갈락 씨가 요양인정과 산업재해보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연합뉴스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34년 전 인권 변호사 시절 산업재해 보상을 도왔던 필리핀 노동자 출신 아리엘 갈락 씨와 4일(현지시간) 현지에서 재회했다. 과거 인권 변호사 시절 맺은 인연이 30여 년 만에 다시 이어진 것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필리핀에서 갈락 씨를 만나 안부를 나누며 오랜 인연을 이어갔다.

갈락 씨는 1992년 한국의 한 공장에서 일하던 중 산업재해로 한 팔을 잃었지만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 채 필리핀으로 돌아갔다. 당시 인권 변호사였던 이 대통령은 그의 사연을 접한 뒤 재심 절차를 진행해 약 1년 만에 요양 인정과 산업재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갈락 씨는 이날 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알아봐 주시고 만나 뵐 수 있어서 영광이고 감사하다”며 “비록 사고를 당했지만 한국에 대해 늘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에는 산업재해를 당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강제 출국되는 일이 흔했다”며 “그 일을 계기로 지금은 후배들이 억울한 일을 겪지 않게 됐다”고 회고했다.

또 “한국 사람들도 외국에 노동자로 많이 나가 일하고 있다”며 “어떤 시기, 어느 곳에서 일하든 같은 권리와 자유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억울한 일을 겪었을 텐데도 한국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어 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갈락 씨의 근황을 묻고 동석한 그의 딸을 보며 “잘 키우셨다”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는 직접 수박 주스를 만들어 갈락 씨에게 권하며 환대를 표했다.

이 대통령과 갈락 씨의 인연은 이 대통령 자서전에도 소개됐다. 이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갈락에게 그 돈이 사과나 위로가 될까 싶었다”며 “기쁘기보다 그날따라 내 굽은 팔은 더 많이 아팠고 술은 더 많이 마셨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갈락 씨에게 자서전을 선물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한국과 필리핀 양국 정부는 국민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고 상대국에서 안전하게 체류할 수 있도록 정책적·제도적 뒷받침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