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미특위 재가동…투자공사 설립·국회 동의 범위 두고 이견

여야, 대미특위 재가동…투자공사 설립·국회 동의 범위 두고 이견

美 통상 압박 속 대미특위 재가동…12일 본회의 처리 추진
특별법 신속 처리 공감대 속 투자공사 신규 설립 여부 의견차
국회 사전 동의·보고 범위 두고도 온도차

기사승인 2026-03-04 17:31:29
4일 국회에서 열린 대미투자특별법처리를위한 특별위원회 법안소위원회 회의에서 여야 위원들이 자기 소개를 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파행을 빚었던 국회 대미투자특별위원회를 재가동하고 대미투자특별법을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는 법안의 조속한 처리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투자 방식과 국회 통제 범위를 둘러싼 이견이 커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대미특위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대미투자 관련 특별법안 9건을 상정하고 법안심사소위원회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특위는 당초 지난달 24일 법안 상정과 소위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당시 법왜곡죄를 포함한 ‘사법개혁 3법’을 둘러싸고 여야 충돌이 격화되면서 특위 일정이 일주일 이상 지연됐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가 개별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통상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여야 원내운영수석부대표들은 이날 회동 끝에 대미투자특별법을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은 “미국의 태도에 비춰볼 때 우리가 준비하고 약속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가 지연될 경우 무역 보복 가능성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와 걱정이 많은 상황”이라며 “대미 관세 협정과 관련한 최소한의 불안정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특위를 정상 가동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야는 특별법의 신속 처리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투자공사 설립 여부와 국회 동의 범위 등 각론에서는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체회의에서도 대미 투자 기관 구성 방식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대미 투자 업무를 한국투자공사(KIC)가 아닌 신규 공사를 설립해 추진하는 방안이 ‘국회 패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재정법상 기금으로 하지 않고 일반 기금으로 했을 때 예결산 심의도 패싱하게 되고 국회 통제를 벗어나게 된다”며 “기존 조직에서 전문가들을 파견하는 옥상옥 자리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소위원회에서 철저히 따져 볼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강명구 의원은 “재정적 소요가 큰 투자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관세 협상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 보고와 사전 동의 절차를 특별법에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도 “국민에게 밝히지 않은 이면 합의가 만일 있다면 특별법 논의 과정에서 최소한 그 범위와 내용은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원을 조달할 때는 시장과 투자 전문가들의 의견이 중요하다”며 “독립적인 투자 전담 조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정일영 의원 역시 “국민의힘 추천 전문가들도 독립적인 새로운 투자 조직을 만드는 게 맞다고 한다”며 “계속 이를 문제 삼는 것은 답답하다”고 말했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국회 보고와 사전 동의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개별 투자에 대한 국회 심의는 투자 결정의 신속성과 탄력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0억 달러 이상 규모의 투자에 대해서만 사전에 국회 동의를 받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KIC는 기존 업무가 주로 외화자산을 해외에서 운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원래 유사 업무를 했다면 맡길 수 있겠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려하시는 방만 운영은 결코 하지 않겠다”며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이면 합의는 없다. 국회와 소통하고 국회에 보고하는 절차를 충실히 지키겠다”고 밝혔다.

특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날 오후 첫 회의를 열고 특별법안의 세부 쟁점을 논의할 예정이다. 법안소위는 정태호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허영·박지혜·박수영·강명구·박상웅·차규근 의원 등이 참여한다.

특위는 이날을 시작으로 활동 기한인 9일 오전까지 세 차례 회의를 진행한 뒤 같은 날 오후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