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중동 정세 악화와 미국의 관세 압박이 동시에 발생한 현 상황을 ‘복합 위기’로 규정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에너지 수급 안정과 수출기업 지원, 자본시장 대응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민주당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동 현황 및 대미 관세 협상 관련 현안 긴급 간담회’를 열고 재계 관계자들과 함께 중동 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참석했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 김영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부사장 등 재계 측 관계자들도 자리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중동 정세와 대미 관세 협상이 결합된 복합 위기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며 “중동에서 일어나는 지정학적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현장에 필요한 추가적 지원책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장은 특히 중동 사태가 확전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주요 7개국에 대한 수출 감소가 우려된다. 약 100조원 규모의 중동 프로젝트 지연·좌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100조원대 시장안정 프로그램 등 시장안정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수출에 차질을 빚을 중소·중견 기업은 수출입은행을 통해 위기 대응 특별 프로그램을 가동해 금융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미국의 관세 압박 대응을 위해 국회에서 논의 중인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처리 필요성도 강조했다.한 의장은 “특별법 처리가 지연되면 미국이 특정 품목에 가하는 선별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반도체와 자동차, 의약품 등 국내 주력 산업의 대미 수출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조정식 의원 역시 “유가와 물류 공급망 차질 등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복합적인 압박이 가해질 수 있어 정부 차원의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재경위 여당 간사 정태호 의원은 “대미투자특별법은 3분의 2 정도 심의를 마쳤다. 오늘쯤 소위 심의를 마무리한 뒤 9일 특위에서 의결을 거쳐 12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수급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언급됐다. 안도걸 의원은 “에너지 이슈는 당장 대응해야 할 문제”라며 “한국 원유의 약 70%, LNG의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온다. 원유는 약 270일치 비축량이 있지만 LNG는 약 9일분에 불과해 수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배 의원도 “우리나라 원유의 70% 정도가 중동에 의존하는 상태”라며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에너지 안보를 철저하게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련 상임위인 외통위·재경위·산자위 3개 위원회 모두 위원장이 민주당이 아닌 상황”이라며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더 적극적으로 협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재계 역시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은 “대미 통상 환경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중동 사태까지 겹치며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해운 산업은 물론 대중동 수출, 중동 프로젝트 등 전반에 걸쳐 상당한 부담이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가격, 물류비, 환율 변동 등 다양한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다만 금융시장 대응과 관련해서는 과도한 위기 인식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민주당 K-자본시장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기형 의원은 “유가가 변동하는 폭과 비교해서도 자본시장의 반응이 좀 과하다는 생각”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이 이 상황을 좀 더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간 우리 자본시장 변화의 핵심 흐름인 정책적 기조는 변함이 없다. 지배구조 투명성 문제와 반도체 실적 이 큰 흐름은 유지되고 있는 중”이라며 “차분하게 대응하고 국민께 말씀드리면 우리 경제 미래에 희망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