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성별·직급별 임금 첫 공시…일부 은행, 행원급부터 격차

은행권 성별·직급별 임금 첫 공시…일부 은행, 행원급부터 격차

기사승인 2026-03-06 06:00:13
한 시민이 시중은행 ATM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쿠키뉴스 DB자료


은행들이 올해부터 직급·성별에 따른 평균 보수액을 공시한 가운데 남성의 평균 보수가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에서는 사원에 해당하는 행원급부터 900만원의 임금 격차를 보였다. 

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은행은 ‘2025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순차적으로 공시했다. 연차보고서는 금융사의 주주총회에 회사의 지배구조와 보수체계 관련 정책 및 운영 현황을 알리는 자료이다. 올해는 임직원의 직급과 성별에 따라 구분한 평균 보수액을 공시에 추가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금융권 성별 임금 격차에 따른 성평등 임금공시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금융당국이 공시 기준을 개선한 데 따른 것이다. 이전에는 임직원 보수총액 및 평균보수 정도만 공시했다. 

KB 대부분 직급서 남성 우위…우리는 관리자급 여성 앞서

KB국민은행은 행원급을 제외한 모든 직급에서 남성 평균 보수액이 더 높았다. 2025년 연봉 기준 관리자급 이상 평균 보수는 남성 1억8800만원, 여성이 1억8100만원이다. 책임자급은 남성 1억4000만원, 여성 1억3800만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행원급에서는 남성 9000만원, 여성 9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임직원 평균 보수는 남성이 1억3400만원, 여성이 1억900만원으로 2500만원의 격차가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이례적으로 관리자급에서 여성 평균 보수가 남성을 웃돌았다. 지난해 기준 관리자급 이상 평균 보수는 남성 1억8300만원, 여성 1억9200만원이다. 책임자급은 남녀 모두 1억3500만원으로 같았다. 행원급에서는 남성 8300만원, 여성 8400만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수액이 큰 임원급에서 성별 임금 격차가 크게 나타나면서 전체 평균 보수는 남성이 더 높았다. 우리은행의 임원급 평균 보수는 남성 3억600만원, 여성 2억1200만원으로 공시됐다. 이에 따라 임직원 평균 보수는 남성 1억3400만원, 여성 1억1200만원으로 남성이 2200만원 더 많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 직원이 줄어드는 피라미드 구조 속에서 초고액 연봉을 받는 임원급에 남성 비중이 높은 점이 전체 평균 보수 격차의 주 요인일 것”이라며 “행원급에서 여성 평균 보수가 높게 나타나는 경우는 행원급 직원의 경우 여성 비중이 높아 직급 내 고연차 직원도 여성이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신한·하나 행원급부터 격차…“호봉제 영향”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아직 2025년 기준 평균 보수액을 공시하지 않았다. 두 은행은 오는 4월 15일까지 해당 수치를 다시 공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발표된 2024년 기준 자료를 살펴보면 신한은행 관리자급 평균 보수는 남성 1억7700만원, 여성 1억7500만원이다. 책임자급은 남성 1억3500만원, 여성 1억2700만원으로 나타났다. 행원급에서는 남성 7500만원, 여성 6800만원이다. 모든 직급에서 남성의 평균 보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직원 평균 보수는 남성 1억3400만원, 여성 9500만원으로 3900만원의 격차가 발생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관리자급 평균 보수는 남녀 모두 1억9900만원으로 같았다. 책임자급은 남성 1억4100만원, 여성 1억4200만원이다. 사원급에서는 남성 9400만원, 여성 8500만원으로 나타났다. 임직원 평균 보수는 남성 1억4000만원, 여성 1억900만원으로 310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통상 고임금 직무인 관리직 이상에서 여성 직원의 비중이 낮은 현실이 성별 임금 격차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행원급부터 여성 평균 보수가 남성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계약직 직원을 별도 구분해 공시하지 않아 여성 비중이 높은 계약직의 특성상 이들의 보수가 행원급 평균 보수에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임금 체계는 대부분 호봉제를 기반으로 한다”며 “남성의 경우 입사 시 군 복무 기간인 약 18개월이 근속 기간에 반영되면서 초봉 산정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부분이 행원급 평균 보수 격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은 기자
taeeun@kukinews.com
김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