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지난 이틀간의 기록적인 폭락을 딛고 극적인 급반등에 성공했다. 공포 장세 속에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인 공격적 투자자들은 일단 ‘단기 승기’를 잡은 모양새다. 하지만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불안하다. 지난 이틀간의 지수 하락 폭이 워낙 컸던 탓에, 신용융자 담보 부족 위기에 몰린 ‘빚투’족에게 이번 반등은 수익의 기회가 아닌 강제 청산을 피하기 위한 절박한 ‘퇴로’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포’에 베팅한 개인 ‘환호’…레버리지로 승부수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 이틀(3~4일)간의 급락장에서 레버리지ETF를 대거 담았다. 급락장 속에서 개인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9036억원 △KODEX 레버리지 8866억원 △TIGER 반도체TOP10 레버리지 2236억원 △KODEX 반도체 레버리지 1366억원 △KODEX 2차전지산업 레버리지 854억원 순매수에 나섰다.
반면 이날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반등하자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3798억원) △KODEX 레버리지(2024억원) 등을 순매도하며 발 빠르게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KODEX 반도체 레버리지(689억원)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125억원) △TIGER 반도체TOP 레버리지(124억원)도 개인 순매도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레버리지 ETF는 지수가 1% 오를 때 수익률이 2%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반대로 지수가 1% 하락할 경우 손실 폭도 2%로 커지는 고위험·고수익 구조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9.63%(490.36포인트), 14.1%(137.97포인트) 급반등했다. 극한의 공포 속에서도 기술적 반등을 확신한 개인의 베팅이 적중하며, 이날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는 25.75% 급등 마감했다. 장중 한때 상승 폭이 39.74%에 달하기도 했다.
여전히 걷히지 않은 ‘반대매매’ 먹구름
이날의 급반등으로 시장의 ‘잠재적 폭탄’이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33조1977억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 시장 22조2312억원, 코스닥 시장 10조9665억원 규모로, 12거래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사상최대 수준에 근접했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이다. 주가가 하락해 담보가치가 일정 수준(통상 대출금의 140%) 밑으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투자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주식을 강제로 팔아치우는 ‘반대매매’를 단행한다. 문제는 지난 2거래일간 지수가 20% 가까이 폭락하며 대다수 신용 계좌가 담보 부족 상태에 빠졌다는 점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상 최대 수준까지 상승한 신용융자 잔고는 시차를 두고 반대매매로 돌아올 수 있으며 이는 분명한 시장 부담 요인”이라고 짚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10%대 반등세를 보였음에도 지난 이틀간의 하락 폭을 모두 회복하진 못했다. 담보 유지 비율을 회복하지 못한 물량이 언제든 개장과 동시에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 또 다시 시장이 요동치면 지난 3~4일에 나타났던 것처럼 지수 급락→반대매매→지수 급락→추가 계좌담보 부족→2차 반대매매로 이어지는 ‘반대매매의 연쇄 고리’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늘의 급반등이 신규 투자자에게는 상당한 수익의 기회였겠지만 기존 ‘빚투’족들에게는 강제 청산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퇴로였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은 확대되겠지만 추세적 하락보다는 상승세로 복귀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양형모 DS증권 연구원은 “하방은 제한되고 상방은 열려 있다”며 “이란 전쟁은 한국 기업의 실적을 구조적으로 훼손하지 않았으며 하락의 크기가 크다고 해서 하락의 이유가 구조적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역사의 기록을 볼 때 서킷브레이커 발동 이후 코스피는 통상 1개월 이내에 하락 폭의 50~70%를 회복해 왔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