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국가 보물 지정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국가 보물 지정

1963년 임실 진구사지 석등 보물 지정 이후 63년 만에 이뤄낸 쾌거

기사승인 2026-03-06 10:25:56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 좌상

전북 임실군은 신평면 소재 진구사지에 있는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 좌상’이 26일 국가 보물로 지정 고시됐다고 밝혔다.
 
진구사(珍丘寺)는 ‘삼국유사’에 따르면, 고구려계 보덕화상(普德和尙)이 전주로 내려온 이후 제자 적멸(寂滅)과 의융(義融) 스님에 의해서 창건된 사찰로 알려져 있고, 870년대 전후로 보물 ‘임실 진구사지 석등’, 전북도 유형문화유산 ‘중기사 철조여래좌상’ 등과 함께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진구사는 조선 태종대 88개의 자복사(資福寺) 중 하나로 지정될 정도로 위상을 떨쳤고, 임실현 사찬읍지 ‘운수지(雲水誌)’(1675ㆍ1730)를 보면 조선 후기 석등, 석불, 철불 등이 그대로 절터에 있었다는 것이 확인된다.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 좌상은 1977년 지방 유형문화유산 ‘중기사 연화좌대’로 지정됐고, 2003년 ‘임실 용암리사지 석조비로자나불 좌상’, 2021년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 좌상’으로 이름이 고쳐졌고, 2014년 중기사에서 진구사지 경내 보호각으로 옮겨졌다.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광배가 없고, 오른팔 일부가 유실됐으나 불좌상과 대좌가 완벽하게 남아있고,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신체 비례와 옷 주름 등 섬세한 조각 솜씨가 돋보인다. 팔각연화좌대 또한 면석부터 중대석, 상대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각과 문양을 새겨 넣어 세부 표현력과 구성 등이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하대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 

석조비로자나불상은 화엄종의 주불로서 형체가 없는 진리 그 자체의 법신불이자 깨달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통일신라시대 말기인 9세기 유행하던 선종에서 강조하는 불성(佛性)과 사상적으로 상통함에 따라 선종의 주존불로 수용, 봉안된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계 사찰에서 신라시대 선종사찰, 고려시대 조계종, 조선시대 교종인 중신종(中神宗)에 소속되는 등 시간이 변화함에 따라 각각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영향을 주고 있는지 살필 수 있는 자료로 역사적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임실군 담당자는 “이번 보물 지정은 1963년 임실 진구사지 석등이 보물로 지정된 이후 63년 만에 이뤄낸 쾌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보물로 지정되기까지 석불을 아껴주시고 보살펴 주신 중기사 다현(박춘심) 스님과 용암리 주민들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문화유산과 주민들이 어우러져 살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