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차 공공기관 이전’ 추진을 본격화하면서 1차 이전 당시 예외로 분류된 금융공기업도 이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책 실효성에 대한 우려와 노조 반발 속에 금융권 내부에서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는 최근 ‘2차 공공기관 이전’ 추진을 위해 대상 기관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 대통령의 국정과제인 ‘5극3특’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공공기관운영법과 지방분권균형발전법에 따라 350여 개 기관·단체를 대상으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0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2차 공공기관 이전 추진 방향을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수도권 잔류를 최소화하고 나눠먹기식 분산 배치는 지양하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며 “1차 공공기관 이전 시에 얻은 성과와 교훈을 바탕으로 이전 예외 기준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상징성이 큰 국책 금융기관과 민간 조직이지만 정부 지원을 받는 농협중앙회ㆍ수협중앙회 등도 2차 이전 검토 대상이 된다. 2005년 1차 공공기관 이전 논의 당시 산은·기은·수은 등은 ‘동북아 경제 중심 조성에 필수적인 기관으로 수도권 안에 소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 바 있다.
특히 산은의 경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이전이 실제 추진된 바 있다. 2023년 5월 국토교통부는 산은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고시해 기관 이전을 위한 행정적 절차까지 마무리했다. 다만 산은 본점을 서울로 명시한 산은법 개정이 무산되면서 이전은 중단됐다.
지방자치단체들도 금융 관련 기관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광주광역시와 전남도는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 유치를 추진 중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달 농협중앙회 유치 관련해 “전국 최대의 농업 중심 지역으로서 1차 공공기관 이전 시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 농생명 공공기관이 자리 잡고 있어 관련 기관 집적에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금융권 내부에서는 정책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노조는 정부 계획이 발표되자 즉각 “결사 반대”를 외쳤다. 노조는 지난 6일 성명서를 내고 “이미 산업은행 부산 이전 추진 과정에서 크나큰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겪었고, 정책 수행 차질로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금융기관은 산업 정책과 기업 지원,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국가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으로, 금융산업은 ‘집적효과’와 ‘네트워크’가 생명인 산업”이라며 “특정 기관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정책금융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본지에 “기관 분산으로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이전 비용만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가정을 꾸린 직원들이 많아 정주 인구 증가 등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지방이전 공동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조직적 대응에 나섰다. TF 내 제1분과는 한국산업은행(KDB),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신협중앙회, 산림조합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8개 지부가 참여해 2차 지방이전 저지를 전담한다.
일반 직원들은 ‘반신반의’하면서 사태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은 지방선거 때마다 거론되는 사안이라 ‘설마 그게 (실현)되겠어’라는 반응”이라며 “현재까지는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자주 나오던 이야기라 당장 체감되는 변화는 없다”면서도 “갑자기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직원들로서는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