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윤’ 결의문 낸 국민의힘…‘침묵’하는 장동혁에 쏠린 눈

‘절윤’ 결의문 낸 국민의힘…‘침묵’하는 장동혁에 쏠린 눈

기사승인 2026-03-10 18:11:38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윤’을 선언하는 결의문을 채택했지만, 당내에서는 결의문의 진정성과 후속 조치 실행 가능성을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결의문 채택 이후에도 키를 쥔 장동혁 대표가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절윤이라는 대승적 결단에도 불구하고 당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은 모습이다.

10일 국민의힘은 전날 의원총회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의 정치 복귀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 낭독은 송언석 원내대표가 맡았다. 장 대표가 앞서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를 두고 “분열의 시작”이라고 언급한 만큼, 당 안팎에서는 장 대표를 향해 후속 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국민은 장동혁 대표가 무엇을 실천할지 보고 진정성을 판단할 것”이라면서 “법원에서 반헌법적이라고 철퇴를 맞은 윤어게인 당권파의 숙청 정치를 중단하고 숙청 정치의 책임자를 교체해 당을 정상화 시키는지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윤어게인 노선이 잘못됐다고 끊어내겠다 해놓고 비정상적인 숙청 정치를 그대로 하면 국민은 또 속았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서도 장 대표의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정훈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결의문이 신뢰를 얻으려면 장 대표가 절윤을 선언하고 갈등 해소를 위한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한다”며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철회와 복당 조치를 촉구했다.

당내 초·재선 소장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 간사 이성권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의원총회에서 ‘윤어게인 주장에 궤를 같이하는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인사 조치’, ‘친한계 의원들에 대한 징계 철회’ 요구가 있었다”며 “이 부분에 대한 장 대표의 결단이 이번 선언문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 대표는 결의문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에서 열린 창립 80주년 기념식 축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절윤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결의문 채택 이후 수석대변인을 통해 제 입장을 다 말했다”고만 답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발언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여러 의견을 내가 잘 들었다”고만 말했다.

앞서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결의문 채택 직후 “장 대표는 의원들의 총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지만, 장 대표는 이틀째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야당은 국민의힘의 결의문 자체를 ‘지방선거용 쇼’라고 평가절하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방선거라는 눈앞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이 당연한 사실을 두고 결의문까지 발표해야 하는 국민의힘이 과연 공당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국민의힘의 절연 결의문은 지방선거용 절연쇼”라고 했고 김현정 원내대변인 역시 “변변한 후보조차 내지 못할 정도가 되자 뒤늦게 내놓은 선거용 쇼”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장 대표가 향후 인사 조치나 당 운영 변화 등 후속 조치에 쉽게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미 ‘윤어게인’ 이미지가 당에 깊게 각인돼 있어 단기간 이미지 쇄신만으로 지방선거 국면을 돌파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장 대표 역시 그동안 보여온 입장이 있는 만큼 이를 한 번에 뒤집고 강한 후속 조치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의문도 직접 낭독하지 않고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는 것은 이런 정치적 부담이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