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도 野도 못 믿어” 보수·TK·국힘 지지층서 더 큰 국회 불신, 이유는

“與도 野도 못 믿어” 보수·TK·국힘 지지층서 더 큰 국회 불신, 이유는

국회 비신뢰 61.9%…보수 진영서 최대 29%p 불신 응답 높아
집권 여당 민주당에 권력 집중 인식·야당 역할론 실망 영향

기사승인 2026-03-12 06:00:1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란전담재판부설치 관련 법안’에 대한 반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마치고 퇴장하던 중 동료 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민 10명 중 6명은 국회와 국회의원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특히 보수 진영에서 국회 불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는 정권 교체 이후 재편된 권력 구조에 대한 반감과 함께 야당인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성인 1004명에게 ‘국회의원을 포함한 국회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1.9%를 차지했다.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6.0%,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5.9%였다. 

국회에 대한 신뢰도는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지표에서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86.3%가 국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스스로를 보수라고 평가한 응답자 가운데서도 비신뢰 응답이 75.1%에 달했다. 이른바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에서도 국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9.4%로 나타났다. 특히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하지 않는 층에서는 국회 비신뢰 응답이 91.1%에 달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보수 진영에서 국회 불신이 두드러지는 배경에는 현재의 국회 권력 구조에 대한 인식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집권 여당이 되면서, 보수 지지층에선 국회가 여권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인식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 진영 입장에서는 행정권과 입법권을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국회가 독주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이러한 인식은 국회 자체에 대한 불신, 나아가 ‘국회 무용론’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수 진영의 국회 불신이 70~90%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민주당 중심의 권력 구조에 대한 반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국회에서 기대만큼 견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국회 불신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정당 지지율 흐름에서도 야당에 대한 실망이 커지는 분위기가 일부 감지된다.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2.6%포인트(p) 상승하며 41.5%를 기록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1.8%p 하락한 25.1%로 나타났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각종 개혁 법안들이 필리버스터나 장외투쟁 등 야당의 반대에도 결국 국회를 통과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보수 진영에서는 국회 자체에 대한 반감이 커졌을 것”이라며 “여기에 야당인 국민의힘이 기대만큼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실망감까지 더해지면서 국회에 대한 신뢰도 역시 함께 낮아지는 구조가 형성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사에 인용된 설문조사는 유선 전화면접과 무선 ARS 여론조사(유·무선 RDD 방식, 성·연령·지역별 할당을 무작위 추출)를 병행해 진행됐다. 응답률은 2.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