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던 K뷰티, 이제는 ‘먹는다’…日 이너뷰티 시장서 90% 급성장

바르던 K뷰티, 이제는 ‘먹는다’…日 이너뷰티 시장서 90% 급성장

큐텐재팬 이너뷰티 판매 1년 새 77%↑
K-이너뷰티 매출 절반 차지
日 관광객 ‘직구+방한’ 이중 소비

기사승인 2026-03-13 06:00:11
12일 CJ 올리브영의 웰니스 큐레이팅 플랫폼 올리브베러 광화문점을 손님들이 둘러보고 있다. 해당 매장에서는 이너뷰티 제품을 포함한 다양한 건강 간식 등을 판매한다. 심하연 기자

한국 화장품 열풍이 ‘바르는 화장품’을 넘어 ‘먹는 뷰티’로 확산하고 있다. 콜라겐·세라마이드 등 기능성 성분을 앞세운 한국산 이너뷰티 제품이 일본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K-뷰티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2일 일본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재팬(Qoo10 Japan)의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이너뷰티 카테고리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약 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K-이너뷰티 제품 판매량은 90% 늘며 전체 시장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너뷰티 시장이 커지는 과정에서 한국 제품이 성장 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매출 비중으로 봐도 K-이너뷰티 제품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큐텐재팬 내 K-이너뷰티 매출은 2025년 기준 전년 대비 약 60% 성장했다. 이너뷰티 전체 매출 가운데 한국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웃돈다.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K-이너뷰티 브랜드의 80% 이상이 전년 대비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일부 인기 브랜드에 쏠린 ‘반짝 수요’가 아니라 시장 전반의 고른 성장세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소비자를 끌어당긴 건 ‘기능성’과 ‘효율성’이다. 일본 내에서 인기가 높은 콜라겐과 세라마이드 등 미용·보습 관련 기능성 성분을 앞세운 제품이 주력으로 팔리고 있다. 하루 한 번 섭취로 피부·몸 상태 관리를 돕는 제품 콘셉트에,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과 감각적인 패키징이 더해지며 K-뷰티 특유의 ‘가성비+가심비’ 이미지가 이너뷰티 영역으로 확장됐다는 평가다.

온·오프라인을 오가는 소비 패턴도 눈에 띈다. 방한 일본 관광객이 서울 명동과 홍대 등 주요 상권을 찾아 드러그스토어·로드숍에서 K-뷰티 제품을 직접 체험·구매한 뒤, 귀국 후에는 역직구몰을 통해 같은 제품을 재구매하는 식이다.

서울 홍대에서 만난 30대 일본인 여성 A씨는 “1년에 두세 번은 한국에 올 정도로 자주 방문하는데, 올 때마다 화장품이랑 이너뷰티 제품을 쓸어 담아서 친구들이랑 가족에게 선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제가 먹어보려고 산 콜라겐 젤리를 주변에 나눠줬는데, ‘피부 좋아졌다’는 얘기가 돌아오면서 다음에 올 때 이것만 사달라는 부탁이 많아졌다”며 “한국에서 사 온 제품을 다 먹고 나서는 올리브영 글로벌몰 같은 역직구 사이트에서 직접 주문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에도 이너뷰티 제품이 많지만, 한국 제품이 맛이나 패키지가 재미있고, 가격 면에서 부담이 적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서울 명동과 홍대 일대 화장품 매장 점주들 역시 “코로나19 이후 일본인 손님 비중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최근에는 기초·색조뿐 아니라 이너뷰티 제품을 함께 찾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구조는 일본 내 K-뷰티 확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방한 관광을 계기로 K-이너뷰티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현지에서 관련 제품을 검색·구매하면서, 일본 온라인몰과 드러그스토어·버라이어티숍 등 오프라인 채널의 K-뷰티 취급 품목이 넓어지는 선순환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K-뷰티의 일본 시장 내 성장 축이 ‘보는 화장품’에서 ‘바르는 화장품’을 거쳐 ‘먹는 뷰티’로 이동하고 있다고 본다. 단순히 유행하는 색조 제품을 따라 사는 수준을 넘어, 장기적인 피부·건강 관리를 중시하는 일본 소비 패턴에 K-이너뷰티가 맞물리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규제·신뢰 이슈 관리는 과제로 꼽힌다. 일본은 건강기능식품과 의약부외품 등 이너뷰티 관련 규제가 비교적 까다로운 편으로, 효능·효과 표현과 광고 문구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판매 호조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현지 규정을 준수하고 제품 안전성과 과학적 근거를 충분히 확보해야 장기적인 카테고리 성장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K-뷰티 브랜드들은 일본 내 이너뷰티 수요 확대를 기회로 삼아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라며 “일본 소비자가 선호하는 제형·맛·성분을 반영한 제품 개발과 함께, 방한 관광과 연계한 마케팅, 일본 인플루언서와 협업한 홍보 등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전략이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