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의료체계의 근간인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며 위기에 놓였다. 위기 상황 속에서 2.8조 원 규모의 건보 재정 누수를 일으키는 사무장병원 문제는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꼽혔다. 사무장병원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이들의 수법이 진화하는 행태, 이들을 단속하기 위한 특사경 관련 논란, 환자들이 받는 피해까지 정리해보고자 한다. 총 세 편에 걸쳐 사무장병원의 모든 것을 살펴보려 한다. [편집자주] |
사무장병원의 편법 행위로 인한 국민건강보험 재정 누수가 2024년 9월 기준 3조500억원에 이르면서 단속 강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진화하는 사무장병원 수법에 대응하려면 대응하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건보공단 특사경을 40~50명 규모로 지정하라고 지시했다. 건강보험 재정 누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사무장병원 단속 인력을 확충하기 위한 조치다. 국회에서도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이 발의돼 특사경 확대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정부가 특사경 확대에 관심을 기울이는 배경에는 사무장병원 운영 방식의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비영리법인 등을 설립해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형태가 많았다. 최근에는 경영지원회사(MSO) 등을 활용해 우회 구조를 만드는 방식이 확산하면서 단속이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 조사 인력만으로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특사경 도입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이 의료법 위반 전반을 수사하는 방식이나 수사 권한이 없는 건보공단 행정직원의 조사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보공단 조사에는 평균 11개월가량의 기간이 소요되고 환수율도 10% 미만에 그친다는 것이다.
반면 특사경은 다년간 행정 경험과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갖춘 인력에게 수사 권한을 부여해 운영할 수 있다. 조사 기간 단축과 사무장병원 적발률 상승 등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건보공단은 2014년부터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온 사무장병원을 단속한 경험이 있다”며 “전문성을 갖춘 인력에게 수사 권한을 부여해 특사경으로 활용하면 사무장병원 단속 실효성을 높이고 수사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부가 특사경을 활용한 사무장병원 단속 효율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의료계는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건보공단의 특수한 지위를 고려하면 수사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과도한 권한 확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건보공단은 국민이 납부한 건강보험료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공적 보험 기관인 만큼 보험자가 의료 공급자를 직접 단속하도록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사무장병원 단속은 수사권을 가진 경찰이 전담 부서를 설치해 대응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건보공단은 이미 의료기관 현지 조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조직인데 여기에 수사 권한까지 부여하는 것은 무리하다고 생각한다”며 “건강보험을 부당청구하는 기관을 조사할 제도적 장치가 이미 있는데 수사권까지 요구하면 의료기관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건보공단과 의료기관은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대등한 계약자 관계여야 하는데 수사 권한을 부여하면 한쪽에 과도하게 힘이 쏠리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건보공단이 아닌 경찰에 전담 부서와 인력을 확충해 사무장병원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정부는 의료계의 반대 의견을 반영해 제도를 보완하고 과도한 단속 논란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발의된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은 특사경의 직무 범위를 불법개설 의료기관과 면허대여약국 수사로 한정하고 있어 일반 의료기관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의료계가 우려하는 부분을 이해하고 있어 적극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특사경 제도뿐 아니라 불법 의료기관이 개설되지 않도록 사전에 단속할 방안도 마련하려 한다”며 “사전 검증과 예방 제도, 사후 특사경 수사를 병행해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줄이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