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북·경남·울산을 휩쓴 초대형 산불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천 명의 이재민이 임시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복구 단계를 넘어 지역 재건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계획이다.
1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경북·경남·울산 지역에 발생한 초대형 산불에 대한 복구 계획 규모는 총 1조88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이재민 생활 안정 등을 위한 지원금 4954억원 중 4409억원이 지급돼 89%의 집행률을 보이고 있다.
공공시설 복구는 전체 1031건 중 440건이 완료돼 약 43% 수준이다. 도로와 마을 기반시설, 환경기초시설 등 주요 사업은 연내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은 3358세대, 5545명이다. 이 가운데 2236세대, 3823명은 여전히 임시조립주택에 머물고 있다. 일부는 주택 신축이나 매입을 통해 거처를 옮겼지만, 절반 이상은 임시 거주 상태인 셈이다.
마을 전체가 소실된 지역은 복구가 더딘 상황이다. 986세대는 기반시설이 조성된 이후에야 재정착이 가능해 주거 안정까지는 추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토지 문제나 자금 부족으로 주택 신축이 어려운 가구에 대해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안내하거나 임시주택 거주 기간을 연장하는 등 맞춤형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재민 지원은 주거를 넘어 생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2만3486건의 심리 상담이 진행됐으며, 전문 치료가 필요한 주민 351명은 의료기관과 연계해 관리했다. 임시주택 거주자를 대상으로 정기 점검과 방문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며 전기료 지원과 난방 보강 등 생활 지원도 병행되고 있다.
정부는 산불특별법에 따라 올해부터 정책의 초점을 복구에서 재건으로 전환해 지원을 강화한다. 국무총리 소속 ‘피해지원 및 재건위원회’를 통해 추가 피해 신고를 접수하고, 사각지대 없는 지원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치료비 지원 범위도 비급여 항목뿐 아니라 간병비, 의료보조기기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생계가 어려운 가구에는 최대 6개월간 긴급 생계비를 지원하고, 돌봄 서비스도 2031년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피해 지역을 지역 경제 거점으로 전환하기 위한 구상도 함께 추진된다. 산림투자 선도지구로 지정된 지역에는 용적률과 건폐율을 최대 120%까지 완화해 민간 투자를 유도한다. 이를 통해 관광·휴양 시설과 특용작물 재배 단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고령화된 농촌 여건을 고려해 교통·의료·에너지 인프라 확충도 병행된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지난 1년은 실의에 빠진 주민들의 손을 잡고 긴급한 복구에 매진해 온 시간이었다”라며 “단순 복구를 넘어 미래를 설계하는 혁신적 재건에 총력을 다하면서, 피해 주민께서 일상으로 온전히 복귀하실 때까지 부족한 부분은 채우며 두텁고 세심한 지원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김태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