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관련한 과징금 수위를 두고 막판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제재 결론이 지연되는 가운데 은행권은 감경 가능성에 기대를 걸며 당국 판단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홍콩 H지수 ELS 사태의 과징금 수위를 두고 막판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아직 최종 결론은 내리지 못한 상태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큰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2021년 초 이후 판매 물량을 중심으로 지수 하락과 3년 만기 도래가 겹치며 2024년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이후 조사 결과 판매사들의 불완전판매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당국이 제재에 착수했다.
앞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주요 판매 은행들에 대해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는 당초 사전 통보됐던 약 2조원 수준에서 감경된 금액이다.
은행권은 최종 과징금 규모가 1조원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정된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사후 피해 회복 노력 등이 충분히 인정될 경우 과징금은 최대 75%까지 감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자율배상을 신속히 진행했고, 피해 금액의 90% 이상을 보상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이 실시한 자율배상 규모는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증선위 소명 단계에서 자율배상 협의가 마무리된 점을 강조했다”며 “생산적금융·포용금융 측면에서 은행권이 수행해야 할 역할이 많다는 점도 함께 피력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당국은 올해를 ‘금융소비자보호 원년’으로 선언하고 연일 감독체계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제재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첫 적용 사례로, 향후 불완전판매 제재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그러나 최근 법원은 ELS 불완전판매 관련 민사소송에서 손실 책임이 은행이 아닌 투자자에게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리고 있다. 금감원의 주요 제재 근거인 과거 20년 변동자료 및 모의실험 결과 제공 의무 역시 은행에 묻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조단위 과징금이 확정될 경우 은행권의 행정소송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확정된 바는 없지만 내부적으로 검토는 진행 중”이라며 “(소송을 진행할 경우) 은행별로 개별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예상보다 더 결론 도출이 지연되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일부 판매 건의 제척기간(5년)이 이달 말로 도래하는 만큼, 당국이 시한 내 제재를 위해 과태료부터 우선 확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