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중계 확대 이후 이른바 ‘쇼츠’ 영상이 유튜브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각종 부작용이 양산되고 있다. 재판의 맥락이 잘린 채 자극적으로 편집되거나, 여론 재판을 부추기는 식이다.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이라는 취지와 달리 재판 왜곡 우려가 커지면서 이를 견제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다수의 형사 사건들이 내란특검법에 따라 중계가 되고 있다. 특검법에 따르면 재판부는 특별검사 또는 피고인의 신청이 있을 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중계를 허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검법 시행 이후 지난해 9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혐의 사건 첫 공판을 시작으로 올해 1월까지 104건의 재판이 중계됐다.
다만 문제는 제도적 기준의 모호함이다. 현행 제도는 재판부의 허가를 전제로 사건별로 제한적으로 중계가 이뤄지고 있지만, 공개 범위와 방식에 대한 구체적이고 일관된 기준은 미비한 상황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재판 중계가 사회적 관심도나 정치적 쟁점에 따라 선택적으로 소비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같은 구조 속 일부 재판 장면만 부각되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법정 발언이나 피고인의 태도, 재판부의 반응 등이 쇼츠로 편집돼 확산되면서 사건의 전후 맥락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고, 자극적인 장면이나 특정 메시지 위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현재 유튜브에선 전체 재판이 아닌 ‘편집된 장면’만이 소비되고 있는 구조”라며 “단편적인 영상이 언론의 이념이나 편향성에 따라 자의적으로 유통되면서 여론 형성에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재판의 공정성과 신뢰가 무너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영상 노출에 따른 안전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판사와 변호사 등 재판 참여자들의 신상이 노출되면서, 특정 장면을 근거로 한 비난과 공격이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법관을 겨냥한 인신공격성 발언과 비판으로 인한 신변 위협 우려도 크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구속한 차은경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와 구속 취소 결정을 내린 지귀연 부장판사 모두 신변보호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서부지법 폭동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주요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법관들이 외부 노출을 꺼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법정이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는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재판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발언을 하고, 해당 장면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여론전에 이용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뚜렷한 대응책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일정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예컨대 재판 영상 공개 범위와 편집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고, 전체 맥락을 확인할 수 있는 공식 기록 등을 병행 제공하는 방안이다. 재판 참여자 보호를 위한 적절한 신상 조치와 온라인상 명예훼손 대응 강화도 함께 제시된다.
하지만 현실적인 한계도 적지 않다. 영상 중심의 소비 환경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부작용을 줄일 제도적 균형점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재판 영상의 일부를 편집해 유통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및 알권리와 맞닿아 있어 일률적으로 규제하기 쉽지 않다”며 “어떤 영상이 확산되는지는 플랫폼 알고리즘과 유통 구조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현실적으로 통제에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 공개에 따른 부작용을 상쇄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