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폰에 딱 맞는 칩, 우리가 유일”…퀄컴, 한국서 ‘AI 안방’ 사수 선언 [현장+]

“삼성폰에 딱 맞는 칩, 우리가 유일”…퀄컴, 한국서 ‘AI 안방’ 사수 선언 [현장+]

20일 서울서 ‘스냅드래곤 엘리트 데이’ 개최
삼성과 협력 강화…‘갤럭시 전용 칩’ 공동 개발
PC용 ‘스냅드래곤 X2’ 공개…“AI가 사용자 인터페이스 재편”

기사승인 2026-03-20 13:19:02 업데이트 2026-03-20 14:50:43
크리스 패트릭 퀄컴 수석 부사장 겸 모바일 핸드셋 부문 본부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스냅드래곤 엘리트 모바일 플랫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혜민 기자

삼성전자가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자체 칩 ‘엑시노스’를 재탑재하며 반도체 자립에 속도를 내자, 세계 최대 모바일 칩 기업 퀄컴이 한국 안방에서 강력한 견제구를 날렸다. 단순한 부품 공급사를 넘어 삼성과 설계 단계부터 한몸인 ‘공동 설계자’임을 강조하며 프리미엄 시장의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퀄컴코리아는 20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스냅드래곤 엘리트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한국 시장에 대한 비전과 최신 기술 동향을 공유했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크리스 패트릭 퀄컴 수석 부사장 겸 모바일 핸드셋 부문 본부장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독자적인 맞춤형(커스텀) CPU를 보유한 곳은 퀄컴이 유일하다”고 선언했다. 이는 삼성이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 일부에 자체 칩 ‘엑시노스 2600’을 탑재하며 추격해오는 상황을 정조준한 발언이다.

그는 “기존 설계도를 따르는 기성품으로는 현재의 복잡한 스마트폰 성능을 감당할 수 없다”며 “아키텍처 단계부터 직접 설계한 퀄컴의 기술력만이 진정한 프리미엄 경험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설계부터 ‘한몸’… “삼성과 퀄컴은 공동 운명체”

패트릭 부사장은 한국과의 인연을 ‘혁신의 역사’로 정의했다. 크리스 패트릭 부사장은 “30년 전 세계 최초 CDMA 상용화부터 5G 도입까지 퀄컴의 모든 역사적 순간에는 늘 삼성전자와 한국의 엔지니어링 정신이 있었다”며 “한국은 기술 리더십이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고 치켜세웠다.

퀄컴은 특히 ‘for Galaxy(갤럭시 전용)’ 브랜딩의 핵심인 ‘공동 설계(Co-Design)’ 전략을 부각했다. 패트릭 부사장은 “과거처럼 폰과 칩을 따로 설계해 합치는 방식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며 “삼성의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성능을 100% 끌어내기 위해 수년간 깊이 있게 협력해 최적화된 칩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이 엑시노스로 완전히 갈아타기에는 기술적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칩과 기기의 유기적 결합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퀄컴 시스템을 벗어난 독자 행보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압박으로도 읽힌다. 다만, 삼성 파운드리(위탁생산)와의 차세대 칩 생산 협력에 대해서는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말을 아꼈다.

韓 소비자 61% “스냅드래곤이 기준”… 압도적 신뢰도 과시

퀄컴은 한국 시장의 특수성과 소비자들의 높은 안목도 방패막이로 삼았다. 돈 맥과이어 총괄 부사장 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한국 소비자 61%가 프리미엄의 기준으로 스냅드래곤을 꼽았으며, 프리미엄 티어 내 선호도는 경쟁사 대비 6배나 높다”고 수치를 제시했다.

특히 게임에 진심인 한국 사용자를 겨냥해 그래픽 처리 장치(GPU) 내부에 18MB 고속 메모리 캐시를 탑재하는 등 파격적인 성능 향상도 약속했다.

한편, 퀄컴은 이날 PC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X2’ 시리즈도 공개했다. 니틴 쿠마르  제품관리 담당 부사장은 “AI는 이제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라며 “미래의 PC는 마우스나 키보드 조작보다 AI와의 상호작용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신형 칩셋은 전작 대비 그래픽 성능이 2.3배나 뛰었으며, AI 연산을 담당하는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은 80TOPS(초당 80조 번 연산)까지 치솟았다. 전력 효율 역시 타사 대비 3.8배 우수해 ‘충전기 없는 랩톱’ 시대를 앞당겼다는 평가다.

김상표 퀄컴코리아 사장은 “한국은 기술 리더십이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며 “삼성 등 국내 파트너들과 함께 지능형 컴퓨팅의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이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