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10원을 넘겼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여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중동발 경제 충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10원을 넘겼다. 환율은 4.3원 오른 1504.9원으로 출발해 상승 폭을 빠르게 키웠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3월10일 장중 1561원까지 오른 이후 최고치다.
환율 상승은 중동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만약 이란이 지금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아무런 위협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이란의 각종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달러 강세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188 오른 99.677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99선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100선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고환율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기업의 생산비용을 높이고, 이는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매파’ 한은 총재 후보, 통화정책 방향은
고환율·고물가 우려 속 한국은행 신임 총재 후보로 지명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은 ‘실용적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신 후보자는 지명 소감으로 “미국 관세정책 변화, 주요국 통화·재정 정책 등이 우리 경제의 상·하방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해 있던 가운데 최근 중동 정세가 급변하면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과 경제전망의 불확실성도 고조됐다”며 “물가, 성장, 금융 안정을 감안한 균형 있는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선제적 금리 인상을 주장했으며,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경고해 왔다. 또한 중앙은행이 단순 물가 안정뿐만 아니라 거시경제 전반의 안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최근 중동 사태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 후보자는 지난 16일 BIS 기자간담회에서 “이론적으로 볼 때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공급 측면의 충격이 일시적이라면, 통화 정책으로 대응하지 않고 그 영향을 지켜보는 것이 교과서적 사례”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4월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가 2.50% 수준으로 동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 후보자의 매파 성향과 고환율 환경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보다는 동결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신 후보자는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인사청문회 등의 절차를 밟아 한은 총재에 임명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