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D-70여일’ 정치권 공천 본격화…여야 속도는 ‘반대’

‘지선 D-70여일’ 정치권 공천 본격화…여야 속도는 ‘반대’

與, 경기·대전·충남 등 공천 속도…대구·울산 등 험지도 공략
전북선 김관영·이원택 ‘비상계엄 대응’ 치킨게임…‘정책실종’ 우려
국힘, 대구시장 주호영·이진숙 컷오프 후폭풍…당안팎 비판 지속

기사승인 2026-03-23 11:43:00
김이수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6·3 지방선거 대전시장 및 충남지사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6·3 지방선거를 70여 일 앞두고 각각 ‘절차적 투명성’을 강조하며 공천 본격화에 나섰다. 다만 진행 상황에서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탄탄한 지지율을 기반으로 선거 진용을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구·경북(TK) 외 지역에서는 후보자가 묘연한 상황이고, 공천 과정의 잡음까지 일며 내홍을 겪는 모양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핵심 지역에서 후보를 내며 빠르게 진용을 가다듬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인구 최대 광역자치단체의 장(長)이자 ‘대권 징검다리’로 평가받는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에서 1차 컷오프(공천 배제)를 통해 한준호·추미애·김동연(기호 순) 후보를 본선에 올렸다.

한 의원은 이재명 대표 당시 중앙당 홍보위원장 등을 역임한 바 있어 ‘명심’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6선 추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검찰·사법 개혁을 주도한 경험을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다. 김동연 지사는 ‘현직 프리미엄’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초 통합특별단체장 선거를 치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에는 정준호 의원이 예비경선에서 탈락하며 김영록·강기정·주철현·신정훈·민형배 후보 5명이 본경선을 치른다. 이들은 통합특별시 출범에 따른 정부 지원금 20조원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대책을 공약으로 펼칠 전망이다. 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 경선은 김관영 지사와 이원택 의원 사이에 ‘12·3 비상계엄 대응’ 관련 치킨게임 양상으로 네거티브가 확산되며 정책 실종 등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통합 가능성을 엿보던 대전·충남은 통합단체장 선출이 무산되며 각각 3인 경선으로 치러진다. 이에 따라 대전시장 경선에서는 장종태·장철민·허태정 3명이, 충남도지사에는 박수현·나소열·양승조 3명이 각각 경쟁한다. 충북도지사의 경우 23~24일 양일간 예비후보 대상 합동토론회 및 중앙당 합동연설회를 열 계획이다.

인천시장·강원도지사·경남도지사에는 각각 박찬대 의원,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이 단수 공천됐다. 민주당은 부산·울산·대구 등 험지와 제주 등에서도 공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선 황희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6·3 지방선거 전략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경선 원칙은 유지하되 시·도당 차원에서 불공정 논란 우려 지역에 전략공천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유연한 대응 기조를 보였다. 민주당은 지난달 26일 전략공관위 첫 회의에서 정청래 대표가 지선 공천과 관련해 밝힌 부적격 후보자·억울한 컷오프·낙하산 공천·불법 심사 제로화 등 이른바 ‘4무(無) 원칙’을 강조했다. 황희 전략공관위원장은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는 등 기본적으로 당의 지선 공천 방식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전략공천 최소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구시장 후보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도 지선 세력 유지를 위해 투명성·효율성 등 공천 룰을 다지고 있지만, 과정에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경선 후보를 양향자 최고위원·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으로 압축했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추가 공모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

보수 텃밭인 대구시장 공천에서도 내홍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전날 6선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컷오프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두 분의 역할이 대구시장이라는 단일 직위에 머물기보다 국회와 국가 정치 전반에서 더 크게 쓰이는 것이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윤재옥·추경호·최은석 의원 등 6명이 대구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경선을 치르게 됐다.

다만 주 의원과 이 전 방통위원장은 당 공관위 결정에 즉각 항의했다. 주 의원은 “결정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가처분 신청을 예고하는 입장문을 냈다. 그는 “당내에서 자구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도 “이재명이 자르고 싶었던 이진숙을 국민의힘이 잘랐다”고 반발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충북에서도 ‘내정설’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르며 공관위가 컷오프 없이 전원 경선을 결정한 바 있다.

한편 이 공관위원장은 임명 한 달여 만인 지난 13일 “공천 과정에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사퇴했으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설득으로 이틀 만에 공천 전권을 쥐고 복귀했다. 다만 현역 지방자치단체장과 중진 의원들에 대한 컷오프로 인한 여진은 지속되는 모양새다.

한 야권 관계자는 “보수 상징 지역인 대구에서 현역 중진 의원 등에 대한 컷오프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특정 인사 내정설까지 돌았다”며 “정면돌파하는 부분도 있지만 지선을 앞두고 당내 갈등 완화를 위해서라도 현역을 배제하면 안 된다는 반발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