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O 선두 경쟁 속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업 위기…대규모 투자 차질 우려

CDMO 선두 경쟁 속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업 위기…대규모 투자 차질 우려

오는 29일까지 쟁의 찬반투표 진행
경쟁사 추격 거세…수주 경쟁력 리스크로

기사승인 2026-03-24 11:57:44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나란히 파업 위기에 놓였다. 국가 전략산업을 대표하는 두 계열사가 동시에 노사 갈등 국면에 접어들면서 각사가 추진 중인 대규모 투자 계획의 실행력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는 진행 중이던 노동쟁의 조정을 중단하고 이날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 역시 최근 찬반투표에서 93.1%의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사 간 핵심 쟁점은 임금 처우다. 삼성전자 노조는 연간 성과급 제도인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의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임금 협상에서 사측은 평균 6.2%(기본 4.1%, 성과 2.1%) 인상을 제시한 반면 상생지부는 평균 13%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안으로 내세웠다. 양사 모두 최근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노조는 성과에 걸맞은 보상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영진은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선 재무 여력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파업 리스크가 더 직접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서 경쟁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글로벌 최고 수준의 생산능력 78만5000리터(ℓ)를 확보하며 빠르게 실적이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 중에선 생산능력(케파)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난해에만 1조원 규모 이상의 계약을 3건 체결해 연간 수주액은 6조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 공장(6만ℓ)까지 합산하면 총 생산능력은 84만5000ℓ까지 증강될 전망이다.

지난해 인적 분할도 성공적으로 완수해 CDMO 사업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확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5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관리 등을 맡은 투자 부문을 분리해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하는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3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쟁사들의 추격이 거세다. 일본 후지필름은 오는 2028년까지 70만ℓ 이상의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다. 중국 CL바이오로직스도 창립 5년여 만에 70만ℓ 규모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

CDMO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내부 리스크가 수주 경쟁력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스위스 론자와의 선두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고객사 신뢰 저하와 수주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5조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상태인데,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 안정성은 물론 투자 집행 여력 전반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는 결국 글로벌 수주 등 사업 경쟁력 저하로 직결된다.

하지만 노사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모양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는 이날 소식지를 통해 “타 계열사의 획일적 가이드라인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의 압도적 부가가치에 걸맞은 독자적인 보상체계가 확립돼야 한다”며 “우리의 요구는 과도한 욕심이 아니라, 영업이익 50% 상승이라는 압도적 실적을 위해 현장에서 밤낮없이 헌신한 조합원들의 정당한 몫을 찾기 위함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투쟁은 단순한 임금 인상을 넘어, 비정상적인 지배구조와 인사원칙을 정상화하고 책임지는 ‘상식적 경영문화’를 세우기 위함”이라며 “사측의 어떠한 여론전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이날 오후 12시부터 오는 29일 오후 6시까지 쟁의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이후 다음 달 7일 총회를 거쳐 21일 제1차 집회 및 시위를 진행한 뒤 5월 중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