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로 원유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가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격상된 가운데, 정부는 수요 절감 대책으로 ‘승용차 5부제’(요일제)를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공공부문은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하고, 민간은 자율 참여를 권고하는 방식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에너지 절약 등 대응 계획을 보고했다.
기후부는 △강도 높은 석유류 절감 및 에너지절약 조치 시행 △액화천연가스(LNG) 소비 최소화를 위한 전원 믹스 조정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저장장치 신속 보급 등의 에너지 수급 대응 계획을 추진한다.
강도 높은 에너지절약 조치로는 차량 5부제를 시행한다. 차량 5부제는 번호판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별 운행을 제한하는 제도다. 주말을 제외한 월~금요일 닷새간 차량 번호 끝자리 숫자 10개를 2개씩 묶어 특정 요일에 해당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공공부문은 전기·수소차를 제외한 승용차 5부제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에 대한 차량 운행 제한 조치는 2011년 이후 15년 만이다. 정부는 자원안보 위기경보가 현재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될 경우 민간까지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장관은 “우선 공공부문이 에너지 절약에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 현재 공공부문이 승용차 5부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그동안 느슨하게 관리돼왔다. 좀 더 체계적으로 의무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간부문에 대해선 “현재 주의 단계에선 자율로 5부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만약 한 단계 더 올라가서 경계 단계로 발령하면 의무 시행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의무 시행을 하더라도 장애인이나 생계형은 제외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민간은) 경계가 발령되면 그때 가서 의무 시행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냐”고 재차 확인한 뒤 “중간 단계쯤으로 이런 것도 한번 고려해 봐라. 단계적으로 충격 없이 해야 되는데, 예를 들면 공영주차장에서는 살짝 제약하는 것도 검토해 봐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민간에서 하는 건 권장인데, 공영주차장은 조금 고려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공공기관·대기업 등에는 한시적 출퇴근 시간 조정도 독려해 교통 수요를 최대한 분산할 예정이다. 석유류 사용량이 많은 상위 50개 업체에는 에너지 절감 계획을 수립하도록 요청하고, 에너지 절감 목표 달성 시 에너지절약시설융자사업 우선 지원 등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란이 세계 LNG 생산의 20%를 담당하는 카타르 라스라판 생산 단지를 공격하면서 LNG 가격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LNG 소비 최소화를 위해 전원 믹스도 조정한다. 미세먼지 영향이 적은 날에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따른 석탄발전 운전 제약을 기존 80%에서 완화할 계획이다. 정비 중인 원전 5기를 5월까지 재가동해 LNG 사용량을 줄여 나갈 예정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올해 재생에너지를 7기가와트(GW) 이상 보급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1.3GW 설치도 함께 추진해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생활 속 에너지 절약 실천을 위한 12가지 국민행동도 홍보할 예정이다. △승용차 5부제 참여 △대중교통 이용 △적정 실내온도 유지 등이 포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