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장기화…석화 ‘4월 위기설’에 정부, 나프타 수출 제한 검토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석화 ‘4월 위기설’에 정부, 나프타 수출 제한 검토

기사승인 2026-03-24 15:36:25
여천NCC 제1사업장 야경. 여천NCC 홈페이지 캡처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며 나프타(납사)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가 이번 주 중으로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동상황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을 통해 “나프타의 생산·도입 물량을 의무적으로 보고받고, 매점매석을 금지하고,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주 안에 관련 조치 시행을 목표로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소재로 ‘산업의 쌀’로도 불린다. 원유를 통해 국내 정유사가 55%가량 생산하고, 나머지는 해외에서 수입하는 구조인데, 이란 전쟁에 따른 수입 문제와 더불어 현재 석화업계가 나프타 설비를 감축하고 있어 다음 달 수급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이른 바 ‘4월 셧다운’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양기욱 실장은 “나프타는 수출 물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수출 물량을 제한해서 석유화학기업 중심으로 돌리면 가동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재고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들이 끊임없이 대체 물량을 찾고 있어 가동 중단 우려 시기가 당초 4월 말에서 5월 초 이후로 밀리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나프타 수급 차질에 대한 영향 자체는 속속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양 실장은 “조선업계 에틸렌가스 수급 문제에 이어 세탁기 등 대형 가전의 내·외자재를 구성하는 석유화학 기반 소재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들 가전에는 폴리프로필렌(PP),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ABS) 등 나프타를 가공해 만든 기초 소재가 다량 들어간다.

한편, 이러한 나프타 수급 우려 속 LG화학은 전날부터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 80만톤인 전남 여수 2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여천NCC도 NCC 가동률이 떨어지자 생산량을 조정하기 위해 올레핀 전환 공정 가동을 중단했다.

양 실장은 “여천NCC에서 현재 가동을 중단한 시설은 14만톤 규모로 공급에 큰 이슈가 없는 수준”이라며 “LG화학도 80만톤 규모의 가동 조정은 정부도 미리 파악하고 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G화학은 이보다 더 큰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의 조치는 가장 작은 시설부터 가동률을 낮춰 경제성을 높이려는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나프타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나프타 대체 수입 시 발생할 추가 비용을 이번 ‘전쟁 추경’ 예산에 반영해 산업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조치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긴급 수급 조정 방안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