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윈레브에어’ 급여 지지부진…“늦어지는 절차 못 기다려”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윈레브에어’ 급여 지지부진…“늦어지는 절차 못 기다려”

‘허가–평가–협상 병행 2차 시범사업’ 취지 무색

기사승인 2026-03-25 10:05:53
쿠키뉴스 자료사진

중증 희귀질환인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윈레브에어(성분명 소타터셉트)’의 건강보험 등재가 지연되면서 환자단체가 정부와 제약사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급여 적용 기간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허가–평가–협상 병행 2차 시범사업’ 대상 약제로 선정됐음에도 급여 절차가 사실상 멈춰 있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환자들의 치료 기회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와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5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대상 약제임에도 초기 단계에서 급여 절차가 멈춰 있는 것은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라 환자의 치료 기회를 가로막는 심각한 문제”라며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거칠어진 숨은 더 늦어지는 절차를 기다릴 수 없다”고 밝혔다.

폐동맥고혈압(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 PAH)은 폐혈관 구조 변화로 인해 폐혈관저항이 증가하고, 폐동맥압이 상승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질환이 진행될수록 우심실에 부담이 커지고, 결국 우심실 부전과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치료 시기와 접근성이 환자의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호흡곤란과 운동 제한으로 일상생활조차 어려운 환자들에게 치료 지연은 곧 생존 가능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고위험군일수록 돌연사 위험이 높지만, 치료 옵션은 제한적이다. 폐동맥고혈압 치료제에는 글로벌 제약사 바이엘의 sGC(가용성 구아닐산 고리화효소) 자극제 ‘아뎀파스’(리오시구앗), MSD의 액티빈 신호전달 억제제(ASI) ‘윈레브에어’ 등이 있다.

특히 윈레브에어는 폐혈관 재형성에 관여하는 액티빈 신호전달 경로를 표적하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치료만으로 충분한 조절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중요한 치료 선택지로 평가된다. 이 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혁신치료제 지정, 유럽의약품청(EMA) PRIME 지정 이력을 바탕으로 지난 2024년 3월과 8월 각각 허가를 받았고, 국내에선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윈레브에어는 허가 이전부터 평가와 협상을 병행해 급여 등재 기간을 단축하는 허가–평가–협상 병행 2차 시범사업 대상 약제로 선정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상정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환자단체에 따르면 우리나라 희귀질환 치료제는 식약처 허가 이후 건강보험 적용까지 평균 2년11개월이 걸린다. 이 기간 동안 환자들은 치료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사용하지 못하거나, 고가의 약제비를 감당해야 하는 현실에 놓인다. 특히 윈레브에어는 월 1000만~13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하는 초고가 약제로, 급여 적용 지연은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환자단체는 “신약은 중증 희귀질환 환자에게 생존과 직결된 치료 수단”이라며 “치료 접근 지연으로 환자가 치료 기회를 상실하는 일이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희귀·중증난치질환 지원 강화방안’을 통해 급여 평가와 협상 기간을 100일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환자단체는 “현재 시범사업조차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책이 선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이에 환자단체는 정부에 △급여 지연 원인 공개 △중단된 절차의 신속한 정상화 △시범사업 취지에 부합하는 제도 운영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제약사에도 자료 제출 지연 없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합리적인 재정분담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