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약물 오남용 창구 된 창고형 약국…“제도적 안전장치 필요”

청소년 약물 오남용 창구 된 창고형 약국…“제도적 안전장치 필요”

SNS 등에서 구매 창구로 알려져
청소년 대상 의약품 판매 수량 제한 등 대안으로

기사승인 2026-03-26 06:00:07
X(구 트위터)에 올라온 의약품 과다복용 인증 게시물. SNS 캡쳐

창고형 약국이 청소년의 약물 과다복용(OD)을 위한 구매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청소년 OD를 막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X(구 트위터) 등 SNS에는 약물 과다복용을 목적으로 창고형 약국을 찾는 사례가 담긴 게시물이 확산하고 있다. “동네 약국에서는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기 어려워 창고형 약국으로 간다”, “창고형 약국에서는 수면유도제와 진통제를 대량으로 구매해도 이유를 묻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이 대표적이다.

OD를 시도하는 청소년들이 창고형 약국을 찾는 이유로는 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일반의약품을 구매하기 쉽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최근 언론 보도 이후 동네 약국에서는 약사들이 청소년 대상 위험 의약품의 대량 판매를 제한하기 시작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지역 약사 A씨는 “과거에도 일반의약품 대량 구매를 제한했지만 OD 문제가 알려진 이후에는 더 경계하고 있다”며 “일반 약국에서 약을 대량으로 구매하지 못하니 감시가 상대적으로 덜한 창고형 약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창고형 약국들도 OD를 시도하는 청소년들이 자주 방문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자체 대응 방안을 마련했지만, 지역에 따라 대응 방식이 달라 위험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지역 창고형 약국 관계자는 “최근 약물 과다복용을 시도하는 청소년들이 창고형 약국을 구매 창구로 활용하려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체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며 “계산대에도 안내 문구를 부착하고, 계산 과정에서 약사들이 대량 구매를 자제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언론에 보도된 OD용 의약품 구매 창구가 된 창고형 약국들은 대부분 비수도권 지역 약국이었다”며 “지역마다 모니터링 수준에 차이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소년 OD 문제가 심각하지만, 의약품 대량 구매를 막을 방법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약물 과다복용에 주로 쓰이는 의약품 중에는 수면유도제 외에도 타이레놀과 같은 해열진통제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A씨는 “OD를 막기 위해 의약품 구매 품목을 제한하려 해도 어려움이 있다”며 “수면유도제의 경우 기본 판매 단위인 1박스만으로도 과다복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해열진통제도 과다복용 시 나타나는 현기증 등의 증상을 환각으로 오해해 OD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있다”며 “제도적으로 청소년의 의약품 접근을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부연했다.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부 청소년들의 집단 OD를 막기 위해 일부 의약품은 슈도에페드린 성분 제품처럼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청소년 OD 문제는 혼자가 아닌 집단으로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크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코감기약 성분인 슈도에페드린처럼 일부 의약품을 청소년 구매 제한 품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대량으로 구매할 경우 약사가 사용 목적을 확인하고, 상비약 등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 판매를 자제하도록 하는 관리 강화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