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물가 흔든 중동 변수…정부, 유류세 더 내린다

기름값·물가 흔든 중동 변수…정부, 유류세 더 내린다

정부, 중동전쟁 비상경제 대응방안 발표

기사승인 2026-03-26 16:43:18
중동 사태로 급등한 유류값. 사진=남동균 기자

중동 전쟁 여파로 기름값과 물가, 금융시장까지 흔들리면서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성장 둔화, 물가 상승, 민생 악화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정부는 세금 인하와 보조금, 국채 매입까지 총동원하며 비상 대응에 들어갔다.

재정경제부 등 관계부처는 26일 ‘중동전쟁 대응 비상경제 방안’을 발표하고 에너지 가격과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동시에 가동한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브렌트유 기준 가격은 지난달 27일 배럴당 72.5달러에서 이달 25일 99.2달러로 41% 상승했다.

금융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6244에서 5642로 9.6%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440원에서 1500원으로 4% 상승했다. 3년물 국채금리도 3.041%에서 3.558%로 오르며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유류세 인하 등 물가 잡기 총력…생활 속 에너지절약까지

정부는 우선 유류세 인하폭을 확대한다. 27일부터 5월 31일까지 휘발유는 리터당 65원, 경유는 87원을 추가로 낮춘다. 경유 가격 부담이 큰 화물·버스 업계에는 보조금 지급 비율을 50%에서 70%로 한시 상향한다. 유가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를 경우 추가 지원도 검토 대상에 포함된다.

이와 함께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중심으로 에너지 비상대응반을 가동해 수요 관리를 일일 점검하고, 원전 가동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석탄발전은 80%인 상한 제한을 해제한다. 석탄발전소 2기의 폐지 시점도 늦추기로 했다.

또한 정부는 공공기관 차량 5부제를 엄격히 단속하고 민간에도 인센티브를 통해 참여를 유도한다. 공공기관과 대기업의 출퇴근 시간을 분산하고 저녁 시간대(17~20시) 전기 사용 자제 등 생활 속 절약 조치도 확대한다.

물가 관리는 한층 촘촘해진다. 정부는 상반기 전기요금 등 중앙 공공요금을 동결하고, 택시·버스·지하철 등 지방 공공요금도 상반기 동결을 원칙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라면과 식용유 등 가공식품은 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쌀·계란·고등어 등 가격 상승 품목에 대한 할인 지원도 확대한다. 민생과 직결된 관리 품목은 기존 23개에서 43개로 늘려 집중 점검한다.

금융·공급망까지 흔들…기업지원·시장안정 총동원

정부는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5조원 규모 국채 바이백을 실시하고, 초과 세수를 활용한 국채 순상환도 병행한다. 환율과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시장 불안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공급망 대응을 위해 경제부총리 주도의 범부처 위기대책본부도 가동된다. 나프타와 요소 등 중동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집중 관리 대상이다. 수출 통제, 내수 전환, 비축 확대와 함께 대체 수입선 확보, 1조5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 지원도 병행된다.

이밖에 정부는 중동 사태로 인한 피해 기업에 대해 정책금융 지원 규모를 기존 20조3000억원에서 24조3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추가 확대도 검토할 방침이다. 수출 중소·중견기업에는 운전자금과 시설자금 대출을 낮은 금리로 공급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부담이 커진 기업을 위해 수입 비용 지원 대출과 유동성 지원 자금도 함께 확대한다.

구 부총리는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엄중한 인식하에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비상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중동전쟁이 종결돼 세계경제가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물가, 공급망, 취약부문, 외환·금융시장 등 전 분야를 한 치의 빈틈없이 점검하고 필요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전 부처가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세종=김태구 기자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