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26일 맞죠?” “아뇨, 25일이에요.”
준비운동에 앞서 어르신 건강 지도자가 질문을 던지자, 참여자들이 큰 목소리로 답했다. 지난 25일 서울 노원구 경춘선숲길에서 열린 ‘시니어 건강걷기’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다.
노원구 시니어 건강걷기 프로그램은 어르신들의 신체 건강 증진과 사회적 고립감 해소를 위해 마련됐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강화 운동, 치매 예방 체조 등 다양한 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예약 없이 참여할 수 있다. 현장에는 어르신 일자리 사업으로 배치된 ‘건강 지도자’가 참여자들의 운동을 돕는다.
이날 현장은 14도의 화창한 날씨 속에서 진행됐다. 오전 9시30분부터 어르신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해 50분쯤에는 총 9명이 참여했다. 이들이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무릎 돌리기였다. 이어 다리 펴기와 발끝 돌리기 등 준비운동이 이어졌다. “이번엔 바깥쪽으로!”라는 지도자의 힘찬 구호가 현장에 울려 퍼졌다.
준비운동을 마친 뒤에는 ‘실버체조’가 이어졌다. 건강 지도자 팀장 조인숙(71·여)씨는 “머리는 개나리, 어깨는 진달래, 배는 벚꽃, 엉덩이는 목련이에요”라고 설명하며, 해당 신체 부위를 짚어가며 꽃 이름을 외쳤다. 박수에 맞춘 빠른 박자의 체조에도 참여자들은 능숙하게 동작을 따라 했다.
운동에 참여한 어르신들 입가에는 미소가 번져 있었다.
프로그램에 3년째 참여 중인 최지권(73·남성)씨는 변화를 묻자 직접 몸을 움직이며 설명했다. 그는 무릎을 허리 높이까지 들어 올려 보이며 “예전에는 이 정도로 안 올라왔는데 이제는 잘 올라간다”며 “여기는 행복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2년째 참여하고 있는 송점순(86·여)씨는 “집에 있으면 누워서 텔레비전만 보게 되는데, 나와서 몸을 움직이니 너무 좋다”며 “일주일에 세 번씩 나오고 있다”고 했다.
“니나노 늴리리야~.” 흥겨운 노래에 맞춘 운동도 이어졌다. 어르신들은 경기민요 ‘태평가’가 흘러나오자 형형색색의 스카프를 쥐고 리듬에 맞춰 흔들었다. “찐찐찐찐 찐이야~.” 나무 숟가락으로 손과 무릎을 두드리는 ‘숟가락 난타’ 시간에도 트로트 음악이 흘러나왔다.
현장을 지켜보던 시민이 즉석에서 참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추명숙(57·여)씨는 “어느 요일에 하는 거예요”라고 묻고는 지도자 안내를 받아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해 한 적이 있었는데 다시 시작된 걸 보니 반갑다”며 “이제 매주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심신을 안정시키는 걷기 시간도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인근 실버카페까지 왕복 약 20분을 걷는데, 각자 편한 속도에 맞춰 이동하면 된다. 지도자들은 빠르게 걷는 무리를 ‘토끼팀’, 느린 무리를 ‘거북이팀’으로 나눠 부른다. 편도 지점에 도착하면 벤치에 앉아 호흡을 고르며 잠시 쉬어가는 시간도 마련된다.
모든 참여자가 다시 모이면 치매예방 운동이 이어진다. 손가락으로 머리와 이마, 입술 옆 등을 차례로 눌러준다. 고개를 고정한 채 눈동자를 좌우와 시계 방향으로 움직인다. 음감 테스트까지 마치면 프로그램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다. 철봉 자세로 몸을 움직이며 호흡을 내쉬는 근력운동까지 진행하면 모든 일정이 끝난다.
“이렇게 대접받는 곳이 없다고 말씀하시기도 해요.” 지도자 양균승(72·남)씨는 말벗이 없는 어르신들이 특히 고마움을 자주 표현한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지도자 박미혜(69·여)씨는 “반갑게 맞이해드리는 걸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프로그램을 마친 어르신들은 지도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오전 11시쯤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