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리그 원익, 고려아연 꺾고 창단 첫 우승…최종국서 ‘반칙’ 해프닝 

바둑리그 원익, 고려아연 꺾고 창단 첫 우승…최종국서 ‘반칙’ 해프닝 

최종국 나선 박정환, 초읽기 상황에서 ‘반칙’ 범하고 승리
원익, 창단 이후 처음으로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

기사승인 2026-03-30 00:56:19 업데이트 2026-03-30 23:12:34
2025-2026 시즌 바둑리그 우승을 차지한 원익. 한국기원 제공

원익이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반칙’ 해프닝 끝에 승리하며 2025-2026 시즌 챔피언에 등극했다.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29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정규시즌 1위 고려아연과 2위 원익의 대결로 열렸다. 이날 원익은 고려아연에 3:2 신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2-1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3차전 모두 3-2 풀세트 접전이 펼쳐진 역대급 혈투였다.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모든 경기가 풀세트 접전으로 펼쳐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다만 역사적인 명승부의 끝은 허무한 ‘반칙’ 해프닝 끝에 종결돼 아쉬움을 남겼다.

3차전 1국에서 원익 3지명 이원영 9단이 고려아연 주장 안성준 9단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역전승을 거두며 흐름을 가져왔다. 2국에서는 원익 2지명 이지현 9단이 고려아연 4지명 송규상 8단과 리턴 매치에서 설욕에 성공하며 원익이 2-0 리드, 우승에 한 발 다가섰다. 

하지만 3국에서 나선 고려아연의 용병 랴오위안허 9단이 원익 4지명 김은지 9단을 꺾으며 추격을 시작했고, 4국에서 원익 용병 진위청 9단이 고려아연 2지명 최재영 8단에게 패하며 승부는 2:2 동점이 됐다. 최종전이 된 5국에서 원익 주장 박정환 9단이 고려아연 5지명 한태희 9단과 펼친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가 문제가 됐다.

박정환 9단(오른쪽)이 ‘반칙’ 해프닝 끝에 승리한 최종국. 패배한 한태희 9단이 괴로워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이날 경기에서 박정환 9단은 초읽기에 몰린 상황에서 상대 돌을 따내는 수를 너무 늦게 착점하면서 규정을 위반한 상태로 시계를 먼저 누르는 반칙을 범했다. 바둑판이 엉망이 된 상황에서 시계를 누른 박 9단의 실수는 명백한 반칙이었고, 지난 시즌 같은 상황에서는 심판이 개입해 경고와 함께 벌점을 주는 상황을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은 심판 개입이 없었고, 벌점이나 추가 조치를 받지 않은 상태로 대국이 속행됐다. 박정환 9단이 미세한 차이로 역전을 허용한 장면이었기 때문에 만약 벌점을 받았다면 승부가 고려아연 한태희 9단 쪽으로 기울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대국은 그대로 진행됐고, 이후 냉정을 되찾은 박정환 9단이 재역전에 성공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석연치 않은 ‘반칙’ 해프닝 끝에 최종전을 이겨낸 박정환 9단은 포스트시즌 6전 전승을 기록하며 원익 우승을 견인했다.

한편 이날 우승 인터뷰에서 반칙과 관련된 질문이나 의견 표명은 없었다. 최종국을 승리한 원익 주장 박정환 9단은 “마지막까지 많이 흔들렸지만 운 좋게 이길 수 있었고, 그것이 팀 우승으로 이어져 기쁘다”며 “그동안 꾸준히 팀을 후원해주신 원익 관계자분들과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2023-2024 시즌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던 원익은 정규리그 2위 고려아연에 1-2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문 바 있다. 올해는 반대로 정규시즌 2위를 한 원익이 정규시즌 1위 고려아연에 도전해 설욕에 성공하며 창단 4년 만에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한편 정규리그 후반기 10연승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울산 고려아연은 두 번째 우승 도전을 다음 시즌으로 미루게 됐다.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8개 팀이 출전해 5개월 동안 경쟁을 벌였고, 고려아연·원익·한옥마을 전주·영림프라임창호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4위 영림프라임창호가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로 향했고, 원익이 ‘디펜딩 챔피언’ 영림프라임창호를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2025-2026 시즌 대미를 장식할 시상식은 약 2개월 후 오는 4월24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다.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우승 2억5000만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시간제는 기본 1분에 추가 15초가 주어지는 피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