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나라…내 한 표에 기대”…참여 열기 속 차분한 대구·경북 투표 현장

“살기 좋은 나라…내 한 표에 기대”…참여 열기 속 차분한 대구·경북 투표 현장

기사승인 2025-06-03 10:30:35 업데이트 2025-06-03 13:48:18
제21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전 대구 북구 칠성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최태욱 기자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3일 아침 6시, 대구·경북 1577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새벽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선거 열기를 실감케 했다.

이날 오전 8시 대구 북구 칠성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만난 50대 회사원 A씨는 “대구의 사전투표율이 전국 최하위라는 뉴스를 보고 아내와 딸을 설득해 투표에 참여했다”며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될 확률은 높지 않지만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주부 B(44)씨는 “좌파와 우파, 정당을 떠나 나라 경제를 잘 살리는 ‘경제 대통령’이 당선됐으면 좋겠다”며 “선거가 끝난 뒤에는 서로 화합하는 정치를 보고싶다”고 했다.
 
3일 오전 7시 15분께 안동시 용상동 제6투표소에 주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권기웅 기자

경북 안동시 용상동 현대아파트관리사무소에 마련된 제6투표소는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로 붐볐다. 본격적인 투표 시작을 알리는 오전 6시, 투표소 앞에는 벌써부터 주민들이 줄을 서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투표소를 찾는 인파는 점점 늘어났다. 7시 30분 무렵, 이곳 투표소에는 20~30대의 청년층부터 노년층까지 세대를 넘나드는 유권자들이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투표장 안은 질서 정연했다. 투표 사무원들의 안내에 따라 주민들은 차례로 신분증을 제시하고, 소중한 한 표를 받아 기표소로 향했다. 마스크 너머로 묵직한 결심이 묻어나는 얼굴들이 눈에 띄었다.

30대 권모 씨는 “청년이 꿈꿀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후보를 간절한 마음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도 회복하고, 청년들의 삶이 조금은 숨통 트일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소중한 한 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70대 최모 씨는 “나는 계엄령을 몇 번이나 겪은 세대”라며 “군부독재의 그늘 아래 민주주의가 위협받았던 시대를 다시 보지 않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가 다시는 후퇴하지 않도록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용상동 주민 박모(50) 씨는 “단지 대통령을 뽑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5년을 선택하는 날”이라며 “기권하지 않고 직접 나와 내 의사를 밝히는 것이 진짜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공평한 기회, 공정한 결과, 희망 있는 미래’라는 문구를 되새기며 투표에 임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안동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13만6331명의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한다. 

3일 오전 8시 30분께 한 시민이 장량동 제1투표소로 들어서고 있다. 성민규 기자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에서도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본투표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중앙동 제1투표소는 다소 한산한 모습 속에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곳에선 만난 60대 서모 씨는 “투표를 하지 않으려다 모 후 배우자 OOO 여사의 지원 유세 모습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귀띔했다.

장량동 제1투표소를 찾는 발길도 간간이 이어졌다. 투표를 마친 40대 김모 씨는 “이번에는 제발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줄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경북도와 선관위는 공정한 선거관리와 투명한 개표를 위해 4700여 명의 인력을 투입, 투표와 개표 전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보궐선거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 본 투표는 일반적인 대선 투표와 달리 오후 8시까지 실시된다. 본 투표는 사전투표와 달리 유권자들의 주민등록지에서만 가능하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전 대구 북구 칠성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최태욱 기자

한편, 사전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대구의 9시 현재 투표율은 11.5%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경북의 투표율도 10.9%를 기록하며 전국 평균인 9.2%를 웃돌고 있다. 

지난 2022년 치러진 20대 대선의 대구·경북 투표율은 각각 78.7%, 78.1%로 전국 평균 77.1%보다 높았다. 
권기웅 기자, 성민규 기자, 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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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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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