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담배가 더 당긴다는 사람이 많다. 담배를 몇 개월 동안 끊었던 사람도 술자리에서는 담배의 유혹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애써 끊은 담배를 술자리에서 다시 피우게 되는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더구나 원래 담배를 피우던 사람들도 술자리에서는 더 많은 양의 담배를 피우게 된다. 술을 마시면 담배를 피우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 의학에서는 흥분을 일으키는 작용을 하는 술을 마시면 진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담배를 더욱 찾게 된다고 말한다. 베일러의대 연구팀이 Neuron지에 밝힌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니코틴에 노출된 쥐들이 다른 쥐들 보다 더 자주 술을 찾으며 니코틴에 노출된 동물이 술을 마실 시 뇌 보상계내 신호전달계가 손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과 담배는 뇌의 같은 쾌락중추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술이 쾌락중추를 자극하면 담배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이때 담배를 피우면 똑같이 쾌락중추가 자극되기 때문에 음주량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술은 습(濕)에 속하고 담배는 조(燥)에 속한다. 즉, 술은 축축하고 담배는 말린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운들이 작용해서 축축한 술을 마시면 자연 그것을 건조시킬 담배를 더 찾게 되는 것이다. 즉, 몸에 습한 기운인 술을 많이 먹게 되면 이를 보상하려는 몸의 작용에 따라 담배를 더욱 찾게 되는 것이다.
다사랑중앙병원에서 알코올 의존증 환자 200명(남자 140명, 여자 60명)을 대상으로 흡연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전체 200명 중 흡연을 하는 환자가 80%(160명)로 나타났으며. 그 중 남자는 89%(140명 중 125명), 여자는 58%(60명 중 35명)가 흡연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알코올 의존증 환자들의 흡연율은 일반인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술과 담배는 우리 신체를 질병에 노출되기 쉽도록 할 뿐 아니라 심하면 중독에 이르게 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에 이무형 다사랑중앙병원 원장은 “음주와 흡연을 같이 할 경우 건강에 매우 치명적이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담배의 니코틴을 빠르게 분해 시켜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담배를 피우게 된다. 담배의 니코틴 성분은 알코올에 잘 용해되기 때문에 술을 마실 때 담배까지 피우면 알코올의 체내 흡수를 빠르게 도와 술만 마실 때 보다 더 빨리 취하게 된다. 또한 술과 함께 담배를 피우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각종 암에 걸릴 위험성이 매우 높아진다”며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이야기 했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