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단비 기자] 과음 후 며칠간 푹 쉬었는데도 피곤함이 가시지 않는다면 비타민 부족을 의심해봐야한다.
알코올은 장의 세포막에 변화를 일으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요소인 필수 아미노산, 지방산, 비타민 및 무기질의 흡수를 억제하거나 저하시킨다. 특히 비타민 B의 흡수를 저하시키고 쉽게 배설시키기 때문에 과음 후에는 체내 비타민 B가 부족해지게 된다.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원장은 “과음으로 인해 가장 파괴가 심한 비타민은 비타민 B군”이라며 “비타민 B군 중에서도 대표적인 비타민 B1(티아민)이 부족해지면 우리 몸은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무기력해지는데, 과음이나 폭음한 다음날 나타나는 대부분의 증상이 비타민 B의 결핍과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티아민이라고도 불리는 비타민 B1은 근육과 신경에 축적되는 피로물질인 젖산의 생성을 억제해 우리 몸의 피로를 해소해 주고 신경을 안정시켜준다. 또 뇌의 신경세포에 다양한 반응 에너지를 공급하는데 관여하는 등 활발한 두뇌 활동에도 도움을 준다.
과음으로 비타민 B1(티아민)이 부족할 경우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무감각 증상, 근육 무력증, 심혈관 문제 등이 발생하기 쉽다.
심하면 팔다리에 신경염이 생겨 부종이나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각기병이 올 수 있다.
만성 음주자나 알코올 중독 환자는 흔히 티아민 결핍을 호소하는데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Wernike-Korsakoff syndrome) 형태로 나타난다.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은 알코올로 인한 뇌의 퇴행성 질환으로, 주로 건망증이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부분을 자신이 지어내어 말하는 작화증, 말초신경장애, 운동 실조증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전용준 원장은 “코르사코프 증후군이 심각해지면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만성 음주자 또는 과음자는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