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함께 이 영화를 보러가세요’라고 추천하기 난감하다. 30일부터 시작된 올해 추석 연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이다. 정부는 추석 연휴 동안 비대면 활동을 권하고, 각 지방 지자체들은 수도권 거주자의 귀향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이번 연휴 기간 동안만큼은 가족·친지를 만나지 않고 홀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권장된다. 2020년 추석 연휴 당신의 ‘집콕’을 도와줄 비대면 권장 영화 세 편을 선정해봤다.
△ ‘집콕’이 답답한 당신에게 - 영화 ‘인터스텔라’
사회적 거리두기는 언제까지 계속되는 걸까. 추석 연휴마저 방구석에 홀로 고립돼야 하다니, 답답한 마음이 사라지질 않는다. 집에만 머무는 것에 스트레스가 크다면, 2014년 개봉한 ‘인터스텔라’(감독 크리스토퍼 놀란)를 재생해볼만하다. 전 세계적인 식량부족과 계속되는 모래폭풍으로 입과 코를 막는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는 설정부터 와 닿는다. 답답한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홀로 우주를 유영하는 아름다운 장면을 보고 있으면, 답답했던 방구석이 드넓은 우주 한 가운데처럼 느껴지는 착각을 잠시나마 경험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족을 구하고 만나기 위해 우주와 블랙홀까지 가서 시공간을 넘나드는 주인공의 여정이 지금 시대에 더 가깝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 왓챠에서 감상할 수 있다.
△ 화상통화를 망설이는 당신에게 - 영화 ‘서치’
“올해 추석만큼은 가족과 모두의 안전을 위해 화상통화 등 비대면 방식으로 서로 간의 정을 나눠달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당부처럼 화상통화가 명절 연휴에 가족을 만나는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족에게 화상통화를 하는 것이 낯설고 어색하다면 2018년 개봉한 ‘서치’(감독 아니쉬 차간티)를 찾아볼만하다.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현실과 SNS 세계를 헤매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서치’는 화상통화를 익숙하게 사용하는 걸 보여주는 좋은 예다. 또 잘 안다고 생각했던 자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깨닫고 하나씩 배워가는 훌륭한 가족 영화이기도 하다. 비대면 시대에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면 색다른 느낌을 줄 가능성이 높다. 왓챠, 티빙에서 감상할 수 있다.
△ 마스크의 중요성을 잊은 당신에게 – 영화 ‘엑시트’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19가 그렇게 무서운 것일까. 답답함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마스크 없이 당장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그럴 땐 지난해 개봉한 ‘엑시트’를 보며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좋다. 서울 시내에 대량의 유독가스가 살포됐다는 설정에서 출발하는 ‘엑시트’는 오염된 공기로 인한 재난이 얼마나 위험하고 도망치기 어려운지 잘 보여주는 영화다. 특히 지하철역에 구비된 방역 마스크를 쓰고 하얀 가스 속을 질주하는 장면을 눈여겨 볼만하다. 홀로 도심에 남겨진 주인공이 가족을 다시 만나기 위해 펼치는 경쾌한 생존 활극은 코로나19 이후 다시 가족을 대면할 날을 기다리는 우리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오는 2일 오후 8시 KBS2에서 방송된다. 왓챠, 티빙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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