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백신 접종 시작… “손자, 손녀 전염될까 맞았다”

75세 이상 백신 접종 시작… “손자, 손녀 전염될까 맞았다”

이상 반응 대비 소방·경찰·군·인근 대형병원과 협조체계도 구축

기사승인 2021-04-01 11:22:52
만 75세 이상 고령자를 시작으로 일반인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첫 접종이 시작된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어르신들이 접종에 앞서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2021.4.1 [사진공동취재단]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손자, 손녀 자식 전염될까 해서 맞았다. 경로당, 놀이터에서 위험하다고 해서 백신을 안 맞는다고 했는데 화이자라고 해서 맞았다.”

만75세 이상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달 1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2월26일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진 이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생활하거나 종사하는 사람, 코로나19 치료병원 의료진, 1차방역대응 요원등이 백신을 맞았는데, 접종대상이 일반인으로 확대됐다. 이번 백신은 화이자의 ‘코미나티’주가 사용되며 접종은 전국 49개 예방접종센터에서 진행된다.

이날 백신 접종을 앞둔 서울 송파구 예방접종센터에는 백신을 맞기 위해 어르신들이 일찍부터 와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들은 오전 8시30분 예방접종센터 1층에서 발열체크 후 QR코드 입력 후 2층으로 이동했으며 30여석의 대기 의자에 11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보호자와 함께 오신 분도 계시고, 휠체어를 끌고 온 어르신도 있었다.

송파구 보건소 관계자는 “직원들 말대로 따르면 되고 신분증을 가지고 바로 테이블로 가면 된다. 신원 확인 뒤, 예진표 작성하고 접종받은 뒤, 30분 간 대기 뒤 이상이 없으면 집에 돌아가셔도 좋다”고 사전 안내를 마쳤다.

보건소 내 첫 번째 접종자는 박양성(85세)씨였다. 예진표를 작성한 뒤, 체온 측정 뒤 신원확인을 거쳤다. 이후 예진 대기실에서 번호표를 뽑고 예진을 대기했다. 번호가 호명된 뒤 박씨는 예진실로 이동했는데 별도의 마이크가 준비돼 있어 작게 말해도 잘 들릴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접종대기실에서는 간호사들이 접종을 준비했다. 접종실 바로 옆 화이자 백신 보관 냉동고에서 전날 16시 40분부터 해동 후 소분한 백신으로 첫 접종자인 박양성씨의 접종을 시작했다. 얇은 경량패딩을 입고 온 박씨는 오른팔을 배서 접종을 마쳤다. 주사 맞은 부위에 솜을 문지르고 지혈테이프를 붙인 뒤 접종등록실에서 개인문진표 등을 스캔해 접종 등록을 마쳤다. 접종확인서 제공까지는 약 5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확인서에는 개인 신상 내용과 함께 3주 후 재접종 날짜가 포함돼 있다.
만 75세 이상 고령자를 시작으로 일반인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첫 접종이 시작된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예방접종센터 이상반응 관찰실에서 백신접종을 마친 어르신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1.4.1 [사진공동취재단]


이후 이상반응 관찰을 위한 대기실로 이동하고, 접종자에게는 30분 타이머가 맞춰진 알람시계가 제공된다. 접종을 마친 박씨는 “당뇨가 있고 고혈압도 있지만, 컨디션이 좋다”며 “다른 주사랑 똑같다. 아프지 않다. 염려는 했지만 맞으니까 괜찮았다. 지나봐야 알겠지만 맞고 보니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또 백신이 화이자인데 안전하다고 해서 더 안심된다”고 말했다.

이어 접종을 마친 서정옥(86세)씨는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이 있고 허리가 아파 시술을 받고 있다. 전날 열이 나서 병원에 갔더니 약을 먹어도 된다고 해서 먹었다. 오늘 아침에도 혈압약과 해열제 2개를 먹은 상태”라면서도 “손자, 손녀, 자식들에게 전염될까 봐 맞았다. 경로당, 놀이터에서 위험하다고 해서 안 맞는다고 햇는데 화이자라고 해서 맞았다”고 밝혔다.

강미애 송파구보건소 건강기획팀장은 “75세 이상 어르신들은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도 많고, 이동 동선에 따라 혼자 움직이기 어려운 분들도 있다”며 “행정도우미들이 1대 1로 도와주고 있다. 예진표 작성도 일일이 설명하면서 작성하고 있다.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또 어르신이다 보니 이상 반응에 대해 안내도 철저히 하고 있다. 이상 반응이 나타날 것을 대비해 대기팀과 응급팀을 별도로 두고 있고, 병원으로 이송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안심하고 접종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도 “어르신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버스 4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만일 돌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1명씩 안전요원도 배치하고 있다. 이외에 접종센터에는 휠체어, 돋보기안경 등도 비치하고 있다.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이상 반응에 대응하기 위해 소방, 경찰, 군, 인근 대형병원과 협조체계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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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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