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 다니는 남아 둘을 키우는 기자도 A씨와 비슷한 처지다. 주말이면 사람이 덜 몰리며 교육과 놀이는 병행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다닌다. 서울과 수도권 일대 박물관들이 단골 코스다. 포털 카페에서 정보를 공유하던 중 체험이 가능한 국립항공박물관을 접했다. 홈페이지 예약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체험마다 예약가능 인원이 많지 않았다. 특히 주말은 모두 예약 마감이었다. 몇 주의 기다림 끝에 주말 예약에 성공했다.
7월 초,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 위치한 국립항공박물관을 찾았다. 국립항공박물관은 국내 최초로 선보인 항공 분야 국립박물관으로 지난 2020년 7월 개관했다. 박물관은 크게 항공산업, 생활, 역사, 실물 비행기 등의 전시와 조종관제, 어린이공항, 기내훈련 등의 체험으로 구성됐다. 현재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최소한의 인원만 사전예약제로 전시관람·체험이 가능하다. 특히,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항공 관련 체험 프로그램들이 인기다. 그럼, 기자가 직접 체험한 체험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어린이공항체험관
우리나이로 5세부터 8세까지 체험이 가능한 시설이다. 애니메이션 슈퍼윙스의 공항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아이들이 공항의 여러 곳을 뛰어놀며 체험하고 배운다. 비행기 탑승 수속을 하며 반입금지 물품을 직접 스캔해 보고 어린이공항체험관 캐릭터 '나래'에게 공항 이모저모를 듣는다. 비행기에 항공유를 주유하고 위탁 수화물도 직접 싣는다. 비행기에 탑승 후에는 각각 기장과 승무원, 승객으로 역할을 나눠 직접 비행하고 기내식을 전달하며 음식을 먹는다.
마지막으로 관제탑 모형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고 미끄럼틀을 타며 놀이로 체험을 마무리한다. 50분의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은 공항의 다양한 역할을 체험하는 셈이다. (1일 7회, 5~8세 대상, 1회 7명 입장, 시간 50분, 가격 2,000원)
▲조종관제체험관
평소 접근하기 힘든 관제실과 조종실을 체험한다. 20분 정도 간단한 이론 교육을 받고 인천공항 관제탑과 B747 여객기 모습을 재현한 체험관에서 60분 동안 직접 조작하며 실제 비행에서 겪는 다양한 상황을 체험한다. 조종석에 앉아 관제탑과 비행용어로 교신하고 수많은 버튼을 조작하면 실제 기장이 된 기분이 든다. 특히 퇴직 조종사와 관제사의 자세하고 쉬운 설명은 체험의 재미를 더 한다. 부모와 고학년 자녀가 함께하면 좋은 체험으로 입장료가 아깝지 않다.(1일 7회, 초등 5학년 이상 대상, 1회 4명 입장, 시간 80분, 가격 5,000원)
▲기내훈련체험관
승무원의 역할을 배우고 비행 중 위험한 상황에서 행동요령을 배우는 체험이다. 항공기 내 응급상황 대처, 구명조끼·마스크 착용, 항공기 도어 오픈, 탈출 등 이론과 체험교육을 병행해 아이들도 지루해하지 않는다. 기내훈련체험의 꽃은 탈출 슬라이드다. 탈출구에 서면 생각보다 높아 겁도 나지만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이들은 ‘한 번 더’를 외칠 만큼 즐거워한다. 예고하고 찾아오는 사고는 없기 때문에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유익한 체험이다. (1일 7회, 초등 1학년 이상 대상, 1회 10명 입장, 시간 90분, 가격 3,000원)
▲블랙이글탑승체험관
놀이기구에 가깝다. 곡예비행을 펼치는 공군 블랙이글 제트기를 VR를 통해 간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수직으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등 연속된 곡예비행은 아찔하다. 약 10분의 체험이 끝나면 땀이 흐르고 어지러움도 느껴진다. 조종사들의 체력과 정신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현장 예약, 키 130cm 이상 대상, 시간 10분, 가격 3,000원)
이 밖에도 경량항공기 시뮬레이터, VR 패러글라이딩, VR 드론 레이싱, VR 행글라이딩, 항공레포츠 체험 시설, 항공박물관 돌아보기, 사부작 항공나라 등 체험교육 시설이 마련돼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줄어들지 않는 가운데 해외 출국은 어렵고 국내선 비행기는 바글바글하다. 교육과 놀이가 모두 가능한 국립항공박물관으로 비행 여행은 어떨까.
tina@kukinews.com 영상제작=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