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정부가 다음 달 2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와 12차 교섭에 나섰다.

보건복지부와 보건의료노조는 30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의료기관평가인증원 9층 대회의실에서 12차 노정실무교섭을 개최했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 자리에서 “오늘이 마지막 협상이라는 의지를 갖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최선을 다해 협의에 임하겠다”며 “지난해 코로나19가 발생하고 1년7개월 이상 유행이 계속되리라곤 당시에도 예측하지 못했고, 어느 시점까지 계속 될 것인지에 대한 예측도 정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의료현장에 번아웃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우선순위다. 환자를 돌보는 현장의 여러 어려움, 앞으로 감염병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필요한 인프라,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중장기 대책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박향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열악한 의료환경에서 힘들게 버텨왔다는 걸 확인하고 있다”며 “현장에 번아웃된 직원들에게 물 한 모금 축이게 해주는 문제라고 본다. 서로 공감하고 합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당부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가 공공의료 확충과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금희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줄기차게 공공의료 확충을 말했는데, 이런 자리가 만들어져야 이야기가 된다는 게 아쉽다”며 “그나마 교섭하는 게 감사하다. 총파업이 D-3이고, 누구보다 현장 조합원들이 타결을 바라고 있다. 인력이나 공공의료에 관해 복지부가 조금씩 안을 내고 있지만, ‘노력하겠다’는 말보다 구체적인 실행 시기가 나와줘야 한다. 복지부가 선택과 집중으로 현장이 바뀌는 것을 몸으로 체감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선희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사스와 메르스를 겪으며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쳤다면 지금 코로나19를 맞은 이 시점에 우왕좌왕하거나 인력, 병상이 없어서 고생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며 “복지부가 한계를 뛰어넘어 다른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하지만, 실생 가능한 방안이 나오길 바란다. 감염병전문병원이나 공공병원에 부족한 인력을 미리 채웠더라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었으리라는 생각을 갖고 해결점을 찾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앞선 11차 교섭까지 △국립중앙의료원의 기능 강화 △국립대병원 소관부처 이관에 대한 지속 논의 △사립대병원 및 민간중소병원의 공공성 강화 △의료안전망 구축 △공공의료거버넌스 참여 등에 대해서는 차이를 좁혔으나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공공병원 확충 △코로나19 의료인력 기준 마련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 △간호등급제도 개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의사인력 확충 등 8대 핵심요구의 대부분에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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