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공공의료 인프라를 확충해 신종 감염병과 재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의원은 22일 쿠키뉴스가 개최한 ‘2022 환자도 살리고 산업도 살리는 차기 정부 의료정책’ 간담회에서 지역구인 부산 금정구에 보험자 직영병원을 설립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보험자 직영병원은 보험 급여를 지급하는 주체가 직접 운영하는 의료기관을 의미한다. 전국적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이 유일하다. 부산 금정구 소재 침례병원 부지를 활용해 제2의 보험자 직영병원을 설립, 지역사회 공공의료 인프라를 정비한다는 것이 백 의원의 목표다.
“우리나라는 OECD회원국 가운데 병원, 입원병상 수, 첨단장비 도입 수준이 인구 대비 가장 많은 국가지만, 팬데믹 상황에서 그 저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며 “공공병원 인프라가 준비되지 않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체 의료기관의 1%에 불과한 지역 공공병원이 코로나19 환자의 70%를 치료했다”며 “향후 또다른 재난이 와도 이런 현상은 반복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공공의료 확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백 의원은 국산 의료기기 지원대책, 신약 보험급여 등재 기간 단축, 정신과 질환 치료제 접근성 강화 등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보건산업계 의견을 청취했다.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 도움을 요청했다. 이상수 매드트로닉 대표는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한 상황 탓에 국산 의료기기의 자재 수급 및 해외 판매 환경이 악화됐다”며 “국산 의료기기 가격을 한시적으로 조정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화석 의료기기산업협회 혁신산업위원회 부위원장은 “의료기기 업계는 고용유발지수가 높고,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지만 아직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혁신의료기기지정에 대한 법률이 2020년도부터 실시됐지만 현장에서 기업들이 체감하는 혜택은 크지 않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혁신신약에 대한 지원만큼, 혁신의료기기에 대한 지원도 충분히 이뤄진다면 산업 육성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약 업계는 신약의 신속한 급여화 방안을 제안했다. 강영주 존슨앤존슨 상무는 “혁신적인 원샷 치료제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중증 난치 환자들이 희망을 갖게 됐다”면서도 “새롭고 혁신적 신약을 하루라도 빠르게 투약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독일의 경우 허가된 약을 우선 급여 혜택 하에 활용가능하도록 한 뒤, 사후 평가해 제약사와 정산을 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며 “이런 방식이 등재 절차에 소요되는 기간을 줄이는 것보다 더욱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신질환 환자의 치료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국얀센에서 대외협력 및 환자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곽채운 이사는 “조현병 환자 가운데는 병식이 약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은 사회생활과 직업생활 등에 어려움을 겪는 불안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질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제고하고, 장기지속형 치료제 사용을 활성화해 환자들이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곽 이사는 “우울증 역시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사회적 문제”라며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우울증 진료코드는 구체적이지 않아, 자살 행동이나 의지를 보이는 환자들도 일반적인 환자들과 같은 코드로 분류되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우울증 환자들을 상태에 따라 구별해 가장 적합한 최신의 치료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백 의원은 “제도 개선과 예산 증액이 필요한 사안들을 꼼꼼하게 챙겨 보도록 하겠다”며 “장기적 사안과 단기적 사안을 나눠, 향후 윤석열 정부의 보건복지 공약 이행 과정에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울증 진료코드와 관련해서는 “코로나우울을 규정하는 진료코드를 만들어 확진자와 가족 까지 정신치료를 지원받을 수 있는 예산을 복지부와 같이 구상했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아쉽게 실현되지 못했다”며 “우울증 환자들이 겪는 문제들을 더욱 깊이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