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나라시에서 가두연설하던 중 총격으로 사망하자 현지에서 경호 비판론이 일고 있다. 나라현 경본부장은 “경호에 문제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9일 요미우리 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라현 경찰 본부 오니즈카 유장 본부장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총격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극도로 통한스럽다”고 사과하며 “이런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 데 관해 경비·경호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어떤 점이 문제였나’라는 취재진 질문에는 “개별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경호) 전반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안을 확실하게 재검토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오니즈카 본부장은 “테러 위험 요소는 항상 존재한다”면서 “이번 경호 대상자인 아베 전 총리를 향한 위협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그에 대한 대응이 어땠는지 등을 향후 확실히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라현 경찰 본부는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경호를 책임지는 경찰로서 아베 전 총리가 유세 중 사망한 것을 중대하게 받아들인다. 경호, 경비 태세에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을 진행하고, 문제가 있다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산케이 신문은 “전날 기자회견에는 형사 부장과 경비부 참사관, 수사 과장이 참석했다. 형사 문제에 관해 경찰본부 수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짚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전날 총격범이 손에 총을 든 채 아베 전 총리 뒤 7~8m까지 다가가는 동안 경찰 등 경호 인력은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다. 아베 전 총리는 두 차례 벌어진 총격으로 오른쪽 목 부분에 출혈, 왼쪽 가슴에 피하출혈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무성 소방청에 따르면 총성은 두 발이 울렸으며 아베 전 총리는 오른쪽 목 부분에 출혈, 왼쪽 가슴에 피하출혈을 일으켰다.
후지TV 아나운서 에나미 다오지로는 총격 사건을 다룬 특집 방송에서 “경호 체제와 의식이 과연 충분했을까”라고 물으며 “두 번째 총격이 벌어지기 전까지 몇 초 동안 (경찰이) 아베 전 총리에게 달려들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도지사는 JB프레스에 기고한 글에서 “총기 규제가 엄격하게 실시되는 일본에서 경호 인력들은 총격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이번 사건 용의자는 총기를 직접 만들었다고 알려졌는데, 앞으로는 이런 일이 더욱 쉬워질 것”이라면서 “앞으로는 정치인들의 선거운동 방식을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