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3일 원숭이두창에 관한 국내 감염병 위기경보수준을 ‘주의’ 단계로 유지하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유지 선언에 따른 조치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원숭이두창에 대한 PHEIC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국제 보건 긴급위원회의 의견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선언한 PHEIC가 유지된 것이다. 위원회는 원숭이두창의 확산을 막기 위한 각국의 대응에 진전이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전파가 진행 중이고 취약집단에서 발생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이다. PHEIC가 선언되면 WHO의 질병 억제를 위한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현재 PHEIC가 내려진 질병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소아마비, 원숭이두창 총 3가지다.
이에 한국 방역당국도 ‘주의’ 단계를 유지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지난 9월2일 두 번째 확진자 발생 이후 추가 확진자는 없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기존의 원숭이두창 방역체계를 유지함과 동시에 환자의 조기발견과 치료를 위해 만전을 다할 방침이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현재 국내에는 원숭이두창 환자가 없고, 지금의 방역 대응 역량으로 관리가 가능하다”면서 “다만 해외 유입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해외동향 파악 및 감시를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민에게는 “발생국가 방문 또는 여행 시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고 귀국 후 21이내 증상 발생 시 1339로 상담해줄 것”을 당부했다. 의료진에 대해서는 “원숭이두창 의심환자를 진료할 때 안전한 보호구를 착용하고 환자 감시와 신고에 적극적으로 협력해달라”고 했다.
원숭이두창은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만 발생하던 풍토병이다. 원숭이두창은 사람 두창과 유사하지만 전염성과 중증도는 낮다. 의심 증상은 발열, 두통 등을 시작으로 더불어 얼굴을 중심으로 손, 발에 수두와 비슷한 수포성 발진이 나타나며 2~4주간 지속된다. WHO는 치명률은 3~6% 정도로 보고 있다. 병변, 체액 같은 오염된 물질과의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