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란 청장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지금이라도 사퇴하라.”(김원이 의원)
“백경란 청장의 결단이 필요하다.”(신현영 의원)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주식거래 관련 이해충돌 의혹에 이어 ‘누나찬스’ 논란까지 불거지면서다.
백 청장의 남동생이 한 바이오기업 사외이사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마침 친누이가 2대 질병청장 임무를 맡은 백경란 청장”이라는 직무수행계획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남동생이 바이오기업 사외이사에 지원하면서 누나 찬스를 쓴 것으로 확인됐다. 본인 사인도 있다”며 “질병청장이라는 공직을 친동생이 바이오 기업을 지원하는 데 사적으로 이용한 이해충돌의 대표적 문제로 볼 수 있다. 직원들에게 부끄러울 것 같다. 청장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도 “아무리 직무수행계획서를 본인이 작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해도 결국 최종 확인서에 사인한 것은 본인이고, 사인의 법적 책임은 당사자가 지는 것”이라고 분명히 해뒀다.
그러면서 거취를 결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백 청장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더 이상 질병청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만둬야 한다”면서 “가뜩이나 윤석열 대통령이 10.29(이태원) 참사 때문에 국민적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마당인데, 백 청장이 짐을 더해서야 되겠나.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사퇴하라”고 질타했다.
백 청장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동생이 직접 수행계획서를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동생이 직접 수행 계획서를 작성한 것이 아니고 사인도 위조된 것이라는 것을 제가 확인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정정고시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직무수행계획서 작성) 날짜도 상이한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이 작성한 건 8월3일에 제출했는데, 이 수행계획서는 사후 제3자에 의해 제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염려스러운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식거래 관련 이해충돌 의혹에 관한 질의도 나왔다. 백 청장은 당시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신테카바이오 등 바이오 관련 주식을 보유해 이해충돌 지적을 받아 해당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그러나 신테카바이오가 복지부의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 사업’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백 청장의 이해충돌 논란이 증폭됐다.
복지위 위원들은 질병청장의 주식거래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백 청장에게 여러 번 요구했으나, 백 청장은 “사생활”이라며 버텼다.
이에 복지위는 지난달 28일까지 질병청이 요구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에 따른 법률에 따라 질병관리청장을 고발하기로 했다. 해당 안건은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결국 이날 복지위 전체회의에는 ‘2022년도 국정감사 증인 고발의 건’이 안건으로 올라왔다. 국회는 백 청장 본인의 주식보유 및 수익 내역 등 11개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백 청장 측은 4개 자료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원이 의원은 “국회는 백 청장에 이해충돌 의혹이 있는 주식 보유 및 거래 내역 제출을 통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줬다. 그런데 끝까지 거부하고 있다”며 “곧 고발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백 청장은 “위원들께서 요구한 자료는 최선을 다해 제출했다. 청장 업무와 무관한 사생활이지만 많이 염려하는 부분이 있어 바이오 종목 거래 수익률 관련해 질병청 자문(위원직)과 무관하다는 (내용의) 자료를 제출했다”며 “규정에 어긋남 없도록 유의했고 임용 후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인사혁신처에서 이해 상충이나 직무 관련성에 대한 검증 심사를 받고 매각 조치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국민들께서 공직자에 대해 기대하는 것이 매우 높다는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청장으로서 봉사하겠다는 마음을 되새기며 코로나19 재유행 극복을 위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