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반 여성입니다. 최근 대상포진에 걸려 고생이 많았는데, 예방접종을 미리 안 해둔걸 후회해요. 나이 들면 꼭 챙겨야하는 예방접종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제외하면, 성인이 맞아야 하는 대표적인 예방접종 백신은 인플루엔자, 폐렴구균, 대상포진, 파상풍 백신이다. 면역력이 약한 중장년층이나 노년층은 백신을 접종하면 해당 질병을 미리 예방할 수 있고, 걸리더라도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 있다.
흔히 독감이라고 불리는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침과 같은 비말로 전파되고, 발열, 기침, 두통, 인후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초겨울부터 이듬해 초봄까지 유행하기 때문에 10∼11월에 접종하는 것이 좋다. 예방접종 효과는 평균 6개월 정도 지속되고,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따라 백신종류가 달라지므로 매년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최근 2년간 인플루엔자가 크게 유행하지 않아 자연 면역이 줄어든 상태이고,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로 이번 겨울에는 인플루엔자 유행이 우려되는 상태이다. 고령이나 만성질환자 등 인플루엔자 고위험군은 예방접종을 서둘러야 한다.
폐렴구균은 폐렴, 급성중이염, 뇌수막염 등의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이다. 폐렴은 국내 사망원인 3위를 차지하며 노년층에 더욱 치명적이지만, 예방접종으로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다. 65세 이상이면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서 ‘23가 다당질 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으며, 일반병원에서는 유료로 ‘13가 단백접합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 두 백신의 균주가 다르므로 고위험군의 경우 최소 8주 이상의 간격을 두고 13가와 23가 백신을 순서대로 모두 맞는 것을 추천한다.
대상포진은 대부분 어렸을 때 감염되었던 수두 바이러스가 체내 신경절 안에 숨어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활성되면서 발생한다. 신경을 따라 반점, 수포 등 피부질환과 신경통을 일으킨다. 한 번 앓아도 재발할 수 있으므로 대상포진을 앓았더라도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일생에 한 번만 맞으면 되고, 접종을 해도 대상포진에 걸릴 수 있지만 신경통과 같은 합병증 위험을 낮춰주기 때문에 50세 이상이면 예방접종을 권고한다. 다만, 생백신이기 때문에 면역저하자는 접종이 가능한지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파상풍은 흙이나 분변에 있던 파상풍균이 피부나 점막에 난 상처를 통해 체내로 들어와 신경에 이상을 일으켜 근육경련, 통증, 호흡마비 등이 생기는 질환이다. 영유아나 고령인 경우 파상풍에 감염되면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매 10년마다 예방접종을 하고, 이중 한 번은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복합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몸 여기저기에서 생각지도 않은 적신호가 생기기 마련이다. 예방접종은 예측불가한 감염병에 대응하는 첫걸음이다. 접종 후 며칠간 경미한 이상반응이 있을 수 있지만 금세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령, 면역저하자 등의 고위험군이라면 평소 예방접종 대상 질환을 알아두고 시기에 맞춰 예방접종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