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률 끌어올리자” 방역당국 안간힘…당근 통할까

“접종률 끌어올리자” 방역당국 안간힘…당근 통할까

7차 재유행 시작…동절기 추가접종률 10%대
21일부터 한 달간 백신 집중 접종기간 선포
고궁·능원 무료입장, 템플스테이 할인 등 유인책
“지자체 포상, 의료계 적극 참여 중요”

기사승인 2022-11-18 06:00:11
백경란 질병청장이 14일 오후 청주 소재 병원에서 2가 백신을 활용한 코로나19 동절기 추가접종을 받고 있다.   질병관리청

정부가 10%대에 불과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 동절기 추가 접종률을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 달 안에 60세 이상 고령층 50%, 감염취약시설 60% 접종률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계속된 접종에 대한 피로감, 무뎌진 경각심, 부작용 우려 등 극복해야 할 과제는 여전하다.

방역당국은 ‘2가 백신 집중 접종기간’을 선포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단장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16일 “오는 21일부터 내달 18일까지 1개월간을 2가 백신 집중 접종기간으로 지정하고 접종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 기간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50%, 감염취약시설에서 60% 접종률을 달성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간에는 접종기관에 사전예약 없이 당일 내원해도 언제든 접종할 수 있게 된다. 또 각 부처 종사자의 접종률 제고를 위해 접종 시 유급휴가 또는 병가사용을 권장할 방침이다.

질병관리청

인센티브 꺼내든 정부…문화 체험 혜택·포상 실시

유인책도 내놨다. 추가접종에 참여한 이들에게는 고궁, 능원 무료입장, 템플스테이 할인 등 문화체험 혜택과 지자체별 소관 시설 이용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접종률이 높은 감염 취약시설과 지자체에는 포상을 실시한다. 또 각종 평가 시 가점 적용, 지원금 지급 등을 추진한다.

방역지표는 경고음을 내고 있다. 신규 확진자는 5주째 증가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월 둘째 주(11.6.~11.12.)의 주간 신규 확진자 수가 34만4262명이다. 전주 대비 15.8% 증가했다고 밝혔다. 감염재생산지수(Rt)는 1.10으로 4주 연속 1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확진자 1명이 1명 이상을 감염시킨다는 의미다. 일평균 재원 중 위중증 환자수는 전주 대비 18.7% 증가하여 349명이고, 신규 사망자 수는 전주 대비 16.9% 증가하여 일평균 38명이다.

재감염 추정사례는 늘고 있다. 11월 첫째 주(10월30일~11월5일) 주간 확진자 중 재감염 추정사례 비율은 10.36%로 전주(9.51%) 대비 증가했다. 요양병원·시설, 장애인 시설, 노숙인 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에서는 최근 4주간 316건의 집단발생이 확인됐다. 총 722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례는 전체 사망자 22.5%다. 

질병관리청

백신 또 맞아야 하는 이유?…“4주 지나면 중화항체 떨어지기 시작”

백신을 또다시 맞아야 하는 이유는 시간이 지날수록 중화항체(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고령층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의 백신 4차 접종 효과가 접종 4주 후 가장 강하고 이후 감소 추세에 들어간다는 분석이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연구소는 58~94세 국내 요양병원 입원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중화항체 증감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접종 후 4주까지 중화항체가 증가하고 7주부터 32주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A.1에 대한 중화항체가는 14주 이후부터 낮아져 32주차에는 65.9(PRNT ND50)였다. BA4는 94.5, BA5는 75.8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중화항체가 118.25일 때 코로나19 감염에 50%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건강한 성인(20~59세)도 마찬가지로 BA.1에 대한 중화항체가는 접종한 뒤 4주가 지나고서부터는 20주까지 지속 감소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면역원성 분석 결과 시간 경과에 따라 중화항체가가 감소하고 있어 방어력의 저하가 우려되기에 7차 유행에 대응하기 위하여 추가 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름 유행과 겨울 유행은 다르므로 방심해선 안 된다는 경고도 나왔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지난 14일 “일부에서 여름 유행이 (하루 최대 확진자) 18만명까지 가면서 잘 지나갔으니 이번 겨울도 괜찮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여름과 겨울은 다르다”면서 “겨울철에는 바이러스에 대한 개인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감염되면 중증으로 갈 위험성이 더 크다”고 했다.

서울시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확인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민 65% “접종 안 하겠다”…전문가 “지속 홍보 필요”

하지만 백신 접종은 동력을 많이 상실한 상태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리서치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 명을 대상으로 실시, 전날 발표한 ‘제69차 코로나19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2차 이상 접종 완료자 중 동절기 오미크론 변이 대응 2가 백신(개량 백신) 추가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65%였다.

2가 백신 추가 접종 의향이 없는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백신을 맞아도 감염되므로(34%) △접종 이상 반응 우려(28%) △잦은 백신 접종 부담(24%) △2가 백신 이상 반응이 더 클까 봐(22%) △이미 걸렸다 완치됐으므로(21%) 등을 꼽았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교사 김모(59·여)씨는 “동절기 백신 접종이 시작한 줄도 몰랐다”면서 “4번이나 이미 맞았는데 또 맞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올해 초 한 차례 감염을 겪은 직장인 최모(31·여)씨 역시 “주변을 봐도 그냥 ‘걸리면 걸리는 거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이 밖에도 “부작용이 우려된다”, “접종할 생각이 있었는데 최근 양성 판정을 받아 더 이상 필요 없을 것 같다”는 답도 나왔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문화체험 할인 혜택은 접종에 굉장히 부정적이거나 걱정이 큰 분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유도책은 아니다”면서도 “취약시설이나 지자체별로 접종률 높은 곳에 포상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 방안이 오히려 현장에서 드라이브를 거는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엄 교수는 “백신 접종과 관련, 가장 동기 부여가 많이 될 때는 주치의가 권고할 때”라며 “방역당국이 시·도 의사회와 소통하며 접종기간 중 권고해달라고 요청하면 생각보다 단기간에 접종률을 올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층에게 접근성 좋은 매체인 TV 광고 등을 통해 접종을 했더라도 2달 넘으면 항체가 떨어지고 3달 넘어가면 보호가 안 된다는 내용을 적극 홍보하며 계속 접종 필요성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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