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암학회가 간암 치료의 우선순위로 고려되는 ‘경동맥화학색전술(transarterial chemoembolization, TACE)’의 가이드라인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학회는 17일 코엑스 그랜드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17차 정기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경동맥화학색전술에 대한 전문가 합의안을 준비했고 올해 처음 발표했다고 밝혔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은 간의 종양이 자라는 데 필요한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을 찾아 항암제를 투여하고 혈관을 막아주는 치료법이다. 40여년간 사용된 전통적인 시술이지만 가이드라인이 따로 지정돼 있지 않아 병원마다, 나라마다 시술 방법이 달랐다. 학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도 시술 방법을 통일한 가이드라인은 발표된 바 없다.
심주현 대한간암학회 총무이사(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경동맥화학색전술은 간 종양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시술”이라며 “가장 많은 병기에 쓸 수 있는 치료법이지만 병원, 센터, 나라마다 치료 방법이 통일되지 못해 표준화 작업이 절실한 상태였다. 방법이 다르다고 예후나 효과가 크게 다른 건 아니지만 교육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 이에 국내 전문의가 모여 합의안을 도출해 전 세계 처음으로 시술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어떤 암에 색전술을 적용시켜야 하는지’를 다룬 진료 가이드라인과는 다르게 ‘어떤 방법으로 시술할지’에 대한 술기 부분을 제시하고 있다.
향후 경동맥화학색전술을 시행해야 하는 새내기 의사들에게 통일된 최선의 시술 방법을 알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심 총무이사는 “15명의 전문의가 모여 가장 전통적이고, 많이 사용하는 술기들을 통합해 이번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새내기 의사들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도 가장 효율적이고 보편적인 방안으로 시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국제 학술지에 실어 우리나라 의학기술의 전문성을 인정받고자 한다. 국가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원해 준다면 국내 가이드라인에 멈추지 않고 대규모 환자 임상을 통한 국제 가이드라인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대한간암학회는 매년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간암 질환 진료 가이드라인 제정 및 보급, 간암 환자 등록사업을 진행하면서 우리나라 간암의 실태 파악 등 간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연구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